‘부동산PF’ 충당금에 실적 갈린 증권가…영업익 규모 메리츠·증가율 KB 각각 ‘1위’

시간 입력 2024-02-10 07:00:00 시간 수정 2024-02-08 13: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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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영업익 19% 감소에도 8813억원으로 실적 공개 증권사 중 ‘톱’
KB증권은 178% 증가…삼성·NH증권도 영업익 전년보다 늘어

증권사들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부동산PF로 인한 충당금 적립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난해 영업익을 공시한 자기자본 기준 10위권 이내의 주요 증권사는 메리츠‧미래에셋‧NH‧삼성‧KB‧하나‧대신증권 등이다.

이 중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거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지난해 8813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대비해서는 19% 감소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증권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며 ‘나홀로 1조 클럽’에 입성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

뒤이어 삼성증권 7406억원, NH투자증권 7258억원으로 각각 공시됐다. 이들은 각각 전년 대비 28.1%,43.7% 씩 증가했다. 아직 세부적인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회사는 각각 리테일과 IB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룹사와 함께 실적을 공개한 KB증권은 지난해 68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해서는 무려 177.6%나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부동산PF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산 평가손실과 충당금 규모 증가의 여파로 수익이 감소한 증권사들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110억원이라며 전년 대비 38.8% 줄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국내 PF와 글로벌 대체투자자산 등 주요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손익, 충당금과 평가손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84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27.4% 감소한 수준이라고 공시했다. 대신증권 역시 종속회사의 충당금 적립이 영업이익 규모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33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번 적자에는 매매평가손실 3790억원과 대손충당금 적립금 1240억원이 크게 타격을 줬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기준 ‘1조원’을 넘기는 증권사는 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증권사들도 영업익 규모가 1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PF로 인한 충당금의 영향은 올해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게 나온 증권사들도 하반기 이후 충당금을 적립하거나 투자 매물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사후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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