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깨진 포스코…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 나올까  

시간 입력 2024-02-01 17:45:00 시간 수정 2024-02-01 17:19:5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파이널리스트 6명…내부 3명‧외부 3명으로 완성
김학동 등 유력 주자 탈락하며 업계 예상 빗나가
‘LG맨’ 권영수 전 부회장 등 외부 발탁 가능성에 주목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 =포스코>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약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유력 후보로 예상했던 내부 인사들이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순혈주의가 아닌, 외부 인사의 깜짝 발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전날 제8차 회의를 열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사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했다.

최종 후보군은 전·현직 ‘포스코맨’이 이름을 올렸던 과거와 달리 외부 출신이 절반이나 포진되며 예상을 빗나갔다는 평가다. 실제 2014년 포스코가 발표한 파이널리스트는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됐고, 2018년의 경우, 아예 외부 인사 없이 포스코 내부 출신 전·현직 인사로만 파이널리스트가 채워졌다.

반면, 올해는 당초 업계에서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그룹 핵심 인물인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파이널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 산업에서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내부 인사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외부 인사가 변화와 혁신을 이끌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후추위 역시 6명의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기준으로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호화 이사회’ 논란으로 사내 후보들이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점도 외부 발탁에 힘을 싣고 있다. 내부 인사로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사장) 등은 호화 이사회 문제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6인. (왼쪽 위 외부 후보 3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왼쪽 밑 내부 후보 3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사장).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부 출신보다 외부 후보에 더 주목하고 있다.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외부 인사 3명 가운데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권 전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LG그룹에 몸담은 정통 ‘LG맨’으로 전자부터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을 이끌어왔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을 국내 최고 배터리 기업으로 키워냈다. 권 전 부회장이 포스코 회장 자리에 오르면 회사의 변화를 이끌고,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사업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바가 없어 깜짝 인사라는 평가다. 석유 개발 전문가인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해외자원개발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위해 광물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에서 글로벌 에너지 자원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외부 인사 3명 중 유일한 철강맨이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제철 부사장과 사장, 부회장을 역임한 경영인으로, 포스코의 철강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현재 포스코는 업황 부진과 실적 악화로 어느 때보다 새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5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급감하며 2022년 태풍 힌남노 때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사업으로 육성해 온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역대급 부진을 기록했다.

한편, 후추위는 이들 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7∼8일 심층 면접을 실시한다. 이어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회장 후보 선임안은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