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90% 늘어난 NH투자증권…정영채 사장 연임 청신호

시간 입력 2024-01-31 12:00:00 시간 수정 2024-01-30 17:08:0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작년 연간 영업익 7492억·당기순익 5739억원…전년보다 43.7%·89.1% ↑
BK·IB 치우치지 않은 고른 성장 강점…농협중앙회 회장 교체는 변수로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90% 가까이 성장하면서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현 사장의 추가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 

업황 침체로 수익성 감소가 예상됐음에도 불구, 코로나19로 증시 호황기를 맞았던 2020년 수준까지 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31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492억원, 당기순이익 573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43.7%, 89.1%씩 늘어난 수준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부동산PF발 리스크 증대로 인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시장 침체로 인해 수익 약화를 예견했으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인 것이다. 특히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9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면서 경쟁사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당기순이익은 코로나19 여파로 증시자금이 대거 몰렸던 지난 2020년(576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타 경쟁사들의 실적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욱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외 초대형IB 중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시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54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역시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4분기 실적이 적자전환하면서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을 소폭 밑돈 수준이다. 

이밖에 다른 주요 증권사들은 아직 연간 순이익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전년 대비 수익 증가·감소폭이 30%를 넘으면 별도 공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타 증권사들의 연간 이익 증가폭은 전년도의 30%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NH투자증권은 7492억원으로 삼성증권(7406억원)을 소폭 앞질렀다. 기업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키움·메리츠·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7000억원대 이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수익 개선 △시장상황에 따른 탄력적 운용 전략으로 운용수익 개선을 공시했다.

아직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리테일과 기업금융(IB) 중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고른 육성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NH투자증권의 부문별 수수료수익은 △브로커리지 3378억원 △금융상품 판매 746억원 △IB 2001억원을 기록해 대체로 고른 수준을 보였다. 정 사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브로커리지가 IB의 2배를 넘을 정도로 불균형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이뤄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을 대체할 후임 인물이 마땅히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갯속’이었던 정 사장의 4연임 가능성도 이번 호실적 발표로 인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한 취업제한 리스크도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해소된 상태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이달 중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출범시키고 차기 사장 후보 물색에 나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달 중순께 임추위에서 후보 ‘롱리스트’가 결정될 예정이며 최종 후보자는 3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정이 유동적이라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