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난항…노조 “사측 교섭안 만족 못해”

시간 입력 2023-07-21 07:00:09 시간 수정 2023-07-20 17:04:3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여름 휴가 전까지 합의 못하면 HD현대 5사, 연대투쟁
8월 공동쟁의대책위원회 구성 후 공동 총파업까지 불사
총파업 진행 시 선박 건조에도 차질 발생…수주 호황에 찬물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이 교섭안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여름 휴가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조선3사뿐 아니라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과 함께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실제 파업까지 가게 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조선3사(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와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등 5개 노조가 연대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월 중순부터 17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공동교섭 태스크포스(TF) 구성, 노사 창립기념일 상품권 각 50만원 지급, 원청 책임성 강화, 인력 수급을 위한 정년연장 및 신규채용, 산업전환협약 체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노조 참여 보장,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5일 유급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답을 주지 않다가 이달 들어 제시안을 내놨다. HD현대중공업의 제시안에는 기본급 9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금, 격려금(약정 임금 100%+5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 측에서는 사측의 제시안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한 HD현대 조선3사 노조 대표는 “협장조합원들의 기대와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제시안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만족할 만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공동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뜻을 모았다.

노조는 대화를 통해 협상을 진행하는 기간은 7월 말 여름 휴가 전까지로 못 박았다. 노조는 여름 휴가 전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 때까지는 대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만족할 만한 사측의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8월까지 HD현대그룹 조선 3사와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등 5사 노조가 공동쟁의대책위원회 구성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조합원 결의를 통해 공동 총파업까지 나설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한 조선 3사 노조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3사 노조는 이달 들어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5%가 넘는 찬성률을 기록해 파업권을 얻었다. 지난 12일에는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해 3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 내에서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휴가 전까지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 인상폭 차이뿐만 아니라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놓고도 의견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노조에서는 하청 노동자의 여름휴가 5일 유급휴가를 요구안에 넣으면서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데 사측은 하청 노동자는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선박 건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HD현대 조선3사의 경우 4년치 일감을 확보해놓은 상태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인도 지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건조 일정이 타이트한 만큼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노조 측에서 공동파업 카드를 통해 협상을 이뤄낸 만큼 올해도 공동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