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끝났나, 일본 자본시장 공략 나서는 국내 금융투자업계

시간 입력 2023-07-18 07:00:03 시간 수정 2023-07-18 09: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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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첫 사무라이채권 발행하고 모집 자금으로 일본 투자 준비중
대신증권·미래에셋운용·이지스운용 등 일본법인 세워… 상품 출시계획도 잇따라

그간 국내 투자업계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일본 자본시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지난달 33년만에 3만3000선을 돌파하는 등 오랜 불황을 깨고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앞서 국내 금융투자사들은 일본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여러 차례 진출을 타진해 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오랜 불황을 지나 일본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연관 상품 출시나 현지 진출을 타진 중인 금융투자사가 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등이 일본 진출과 투자를 재시도하거나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사무라이채권(일본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정부가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회사는 이번 발행을 통해 모인 자금을 일본 현지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시기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한국투자증권은 일본에 현지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단 법인이나 사무소 설립이 아닌 현지 자산 투자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간 일본은 국내 증권업계에는 오랜 기간 동안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대우증권 시절부터 수 차례 일본 진출을 시도했으나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철수를 반복해왔다. KB증권도 현대증권 시절이던 지난 2012년 도쿄지점을 청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하고 있다.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9년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법인인 ‘글로벌X 재팬(Global X Japan)’을 설립하고 현지 ETF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최근 해당 법인의 운용자산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운용사 중 이지스자산운용도 올 초 일본 현지법인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신증권도 지난 2020년 도쿄 사무소를 법인(Daishin Tokyo Godo Kaisha)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 중 일본에 직접 진출한 곳은 대신증권 법인 1곳, 삼성증권이 사무소 1곳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이 중 실적 확인이 가능한 대신증권의 일본법인은 올 1분기 기준 순이익이 4억원 가량으로 이익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다만 전년 연간 순이익은 11억원으로 이전 연도(2021년) 대비해서는 흑자 전환했다.

직접 진출이 아니더라도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본 현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상품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유액은 올 연초 26억달러 수준에서 현재 31억원까지 20% 이상 증가했는데, 이러한 수요 증가에 부응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은 일본 테마형 ETF 출시를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에 상장된 국내의 일본 관련 ETF 상품들은 기존의 주가지수를 추종하거나 부동산투자신탁 등이 전부였다. 일본 제조업과 상사 등의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종목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금융투자사가 공략하는 해외 무대는 주로 신흥시장에 집중돼 있어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일본 진출의 벽이 낮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해외 진출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고,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금도 몰리고 있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시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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