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1.2조 유상증자…“카본에서 그린 기업 으로 대 변신”

시간 입력 2023-06-27 07:00:03 시간 수정 2023-06-30 1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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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사회 열고 1조1800억 유상증자 의결
수소·암모니아·SMR 등 신사업 역량 확보
“그린 비즈 가속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결정”

SK이노베이션이 유상증자로 1조1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신성장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자회사인 SK온이 배터리 사업을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데 이어, ‘안정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예정 발행가액은 1주당 14만 3800원이며, 신주 발행수는 819만주(증자비율 8.7%)에 달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유상증자 공시 후 주주서한을 통해 추진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회사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혁신 과정에서 배터리 사업 등 그린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린 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 관련 R&D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건실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에 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카본 투 그린’은 지난 2021년 7월 김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제시한 중장기적 친환경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 △플라스틱 재활용 등 순환경제 활성화 △넷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당시 “친환경 사업 중심의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모두 30조 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친환경사업 자산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새로운 경영 비전인 ‘올 타임 넷제로’를 선포하며 탄소 중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62년에 회사 설립 이후의 직접 탄소 배출량 4.8억t과 동일한 규모로 글로벌 탄소를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소형 모듈 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와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 등 해외 기술기업에 적극 투자하며 탄소 중립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각각 배터리 연구센터 등 시설자금에 4185억원, 채무 상환에 3500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에 4092억원을 지원한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유상증자 외에도 자산 효율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회사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토대로 그린 비즈 전환 가속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의사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발표 전날인 22일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최대 92억달러(약11조8000억원) 규모의 정책지원자금을 잠정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SK온에 2조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모집한 자금으로 기존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수소·암모니아,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폐기물의 에너지 전환, 탄소포집 등 신규 친환경 사업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희석과 주주가치 훼손은 아쉽지만 SK이노베이션의 자체 사업이 올드 이코노미(정유 등)에서 뉴 이코노미로의 변화가 나타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확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부회장은 이날 주주가치 보호 방안에 관한 입장 또한 밝혔다. 그는 “배터리 사업 관련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효과, 생산성 개선 등으로 회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기대되고 있다”며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보장하고자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향후 SK온 기업공개와 연계된 중장기 주주환원 방향 등 주주환원에 대한 회사의 강력한 의지는 유효하다”며 “보유 중인 자사주 활용과 관련해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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