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KSP 데폿’ 지분 14% 인수…태국 물류 시장 진출 ‘첫발’

시간 입력 2023-06-14 17:46:59 시간 수정 2023-06-14 17: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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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반도 일대 동남아 물류 써클 완성
태국 내 ‘원스톱 물류 서비스’ 등 신사업 추진
남성그룹 ‘가교 역할’…해외 동반 진출 예상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사진제공=한진>

한진이 태국 물류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물류 기업에 대한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태국 내 원스톱 물류 시스템 구축과 동남아시아 물류 거점 확대를 목표로 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한진은 향후 태국 대표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14일 한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83만달러(약 11억원)를 투자해 태국 물류 기업인 KSP 데폿의 지분 14%를 인수했다. 한진은 KSP 데폿의 태국 람차방항 컨테이너 화물작업장(CFS) 물류센터 운영에 참여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KSP 데폿의 람차방 CFS는 연면적 9000㎡(약 2700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람차방항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CFS는 컨테이너 화물을 보관·분배하고 하역을 연결하는 물류센터다. 람차방은 태국 촌부리주 라차와 방 라뭉 지역에 있는 항구도시며, 람차방항은 ‘태국의 부산항’으로 불릴 정도로 태국 내 최대 물동량을 갖춘 무역의 요충지로 꼽힌다.

한진은 KSP 데폿 지분 인수와 람차방 CFS 운영 참여를 통해 태국 물류 시장 진출의 첫발을 떼게 됐다. 특히 한진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인도차이나반도 일대의 물류 써클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진은 동남아시아 물류 거점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태국 내 육상 운송을 한 번에 연결하는 원스톱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진은 올해 들어 동남아시아 물류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한진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대표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한 데 이어 3월에는 태국 방콕에 대표사무소를 새롭게 설립했다. 한진은 현재 미국·중국·유럽 등 총 12개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중 동남아시아의 경우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에 4개 법인을, 태국·싱가포르에 2개 대표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한진은 향후 태국 대표사무소의 법인 전환 등 추가적인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태국 현지 물류 기업의 주주사로서 육상 운송 등 태국 내 원스톱 물류 시스템 구축을 기대한다”며 “이번 센터 운영을 기반으로 포워딩 사업 등 동남아 내 새로운 글로벌 물류 사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진과 중견 컨테이너선사인 남성그룹 간 협력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성그룹은 남성해운과 동영해운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둔 해운 전문 기업으로, 한진의 중요한 물류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특히 남성그룹은 동남아시아 항로 운영 경험을 토대로 한진이 KSP 데폿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투자 제안을 하는 등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은 남성그룹과 부산글로벌물류센터·인천글로벌물류센터에 공동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져왔다. 한진이 지난해 10월 개장한 인천글로벌물류센터의 전체 지분 중 한진이 51%를, 동영해운이 49%를 보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사회에도 함께 참여 중인데, 류인관 인천글로벌물류센터 대표이사를 제외한 사내이사 3명 중 백승교 동영해운 대표와 최영석 남성홀딩스 전략기획실장 등 2명이 남성그룹 측 인사다. 한진에서는 양승철 터미널사업부 담당이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KSP 데폿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있어 남성그룹의 역할이 컸다”며 “한진이 동남아시아 물류망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남성그룹과의 해외 동반 진출을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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