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지체, 한전 만성 적자 최고조…1분기에만 5조 손실 예고

시간 입력 2023-05-09 14:25:31 시간 수정 2023-05-09 14: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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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한전 영업적자 5조4870억 전망
전기요금 인상 불구 적자 심각 여전
전기요금 대폭 인상 불가피
12일께 1분기 실적 공개 예정

한국전력 본사. <사진=연합뉴스>

전기요금 인상이 차일피일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만 5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이내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한전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487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한해 동안 적자 규모와 맞먹는 수치다. 한전은 지난 2021년에 연간 5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무려 32조6000억원에 달했다.

당초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kWh당 13.1원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10조7670억원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적자 규모가 5조원을 웃돌면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이 이처럼 올 1분기에도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낸 것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파는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의 kWh당 전기 구입 단가는 155.5원이었다. 그러나 판매 단가는 이보다 30원 이상 낮은 120.51원이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때문이다.

정부는 올 1분기에 분기별 최고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그러나 원가와 판매 가격 역전 현상은 지속됐다. 올 1~2월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kWh당 각각 165.6원, 149.7원이었다.

증권사들은 원가가 반영된 요금 인상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이 -8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전의 만성적인 누적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올 2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0원 미만’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인상안이 단행되면 한전의 연간 손실은 증권가의 전망치보다는 다소 축소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이 kWh당 7원 오르면 한전이 올 하반기 2조원가량의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소폭 인상으로는 한전의 경영 정상화가 힘겨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총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2021년보다 47조원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무려 459.1%에 달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2026년까지 누적 적자 해소 등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만약 정부안대로라면 이미 인상한 올 1분기 전기요금을 제외하고 올해에만 kWh당 38.5원을 더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등에 미칠 영향, 여론 악화 등을 우려해 올 3월 말까지 내렸어야 할 올 2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결정을 미룬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결정이 늦어질수록 결국 국민이 지불해야 할 한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국민 경제에 좋지 않은 면이 있다”며 “인상 수준 등을 놓고 논의가 유동적이지만 이번 주에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전의 올 1분기 실적은 이달 12일께 공개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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