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잘파’ 잡아라…유통업계, 스타·캐릭터 마케팅 총력

시간 입력 2023-04-13 07:00:09 시간 수정 2023-04-12 17: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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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파 스타 활용…코카콜라 제로 ‘뉴진스’, 세븐일레븐 ‘주현영’
‘짱구가 먹던 카레 따라 먹는 1020’…CU, 애니메이션 속 음식 구현
세븐일레븐·SPC는 ‘산리오’와 협업 중… 커피컵에도 산리오
롯데홈쇼핑 ‘벨리곰’, 5월까지 스케쥴 꽉 차 …뜨는 곳마다 인기

왼쪽부터 코카콜라사의 스프라이트 모델 박재범, 코카콜라 제로 모델 뉴진스, 세븐일레븐과 도시락 모델 전속 계약을 맺은 주현영, 오뚜기의 진비빔면 모델이 된 화사 <사진제공=각 사>

“요즘은 MZ아니고 ‘잘파’가 뜬다.  20대뿐 아니라 10대 구매력이 적지 않아 ‘코 묻은 돈’이란 표현도 맞지 않는듯 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020세대 고객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에서 10-20대 ‘잘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이들이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잘파(Z+alpha)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도 초반에 태어난 Z세대, 그리고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alpha)세대의 합성어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은 핫(Hot)하고 힙(Hip)한 스타모델과 캐릭터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힙’이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남다른 ‘멋짐’을 표현할 때 쓰는 용어다.

◆ 핫 아이돌·개성파 힙스터 모델로 ‘잘파 관심끌기

코카콜라사는 최근 제품 모델로 ‘박재범’과 ‘뉴진스’를 발탁했다. 이들은 최근 힙합시장과 아이돌 시장에서 남다른 콘셉트와 작품으로 젊은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힙한 아티스트다.

특히 최근 음료업계 격전지인 제로시장 대표 주자인 ‘코카콜라 제로’ 모델로 뉴진스를 발탁하며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코카콜라 측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박재범이 스프라이트의 힙한 트렌디함과 잘 부합해 이번 시즌 모델로 발탁했다”며 “코카콜라 제로는 MZ세대 문화를 선도하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와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뉴진스와 제작한 코카콜라 CM송 ‘제로(Zero)’는 음원 발매 직후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세븐일레븐은 ‘주현영’과 도시락 모델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주현영 비빔밥’ 2종을 출시했다. 코미디언 겸 배우로 활동하는 주현영은 1996년생으로 Z세대 아이콘으로 부상한 스타다.

또 오뚜기는 여름철 주력 상품인 ‘진비빔면’ 모델로 개성파 아이돌 화사를 발탁했다. 화사는 실력파 가수로 특유의 패션과 작품으로 MZ세대에 인기가 많다.

세븐일레븐이 밸런타인데이 시즌 출시한 산리오 캐릭터 캐리어와 지난 11일 산리오 캐릭터로 꾸민 매장 내 커피컵. <사진제공=세븐일레븐>

◆ 인기 TOP3 짱구·산리오·벨리곰 잘파는 캐릭터가 사람보다 편해

캐릭터 마케팅 열풍은 SPC삼립의 ‘포켓몬 빵’이 대박을 친 작년 이후 몇년 째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물론 국내 대형 유통기업인 롯데까지 캐릭터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캐릭터 상품은 대면 접촉보다 온라인 접촉이 더 익숙한 잘파세대에 주효한 마케팅 전략이다.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 상품 및 전시는 SNS 일상 공유를 즐기는 취향에 딱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10대 사이에서는 ‘다이어리꾸미기’와 ‘포토카드 꾸미기’등 손으로 꾸미는 놀이가 유행하며 캐릭터 상품에 동봉된 ‘스티커’도 이들의 수집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편의점 CU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한 애니메이션 ‘짱구’ 캐릭터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2월 짱구 애니메이션 속 음식을 구현한 카레, 소바, 라멘 제품이 인기를 끌자 최근 맥주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CU에 따르면 CU의 2022년 캐릭터 상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했고 그중 10~30대 고객들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박민정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캐릭터 콜라보가 유통업계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MZ세대들이 주고객인 편의점을 기반으로 캐릭터 유니버스가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며, “CU는 앞으로도 꾸준한 트렌드 분석을 통해 콜라보 상품들의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인 ‘산리오캐릭터’, 롯데홈쇼핑의 자사 캐릭터 상품인 ‘벨리곰’도 뜨거운 고객 반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월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캐리어 가방을 출시했고, 고객 수요가 많자 라인업을 늘려 추가 출시했다. 지난 11일부터는 산리오캐릭터로 매장 내 커피컵을 단장하고 나섰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산리오캐릭터 캐리어백은 10만여개가 조기 소진됐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산리오 캐릭터와 협업한 이달의 맛을 새로 출시했고,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AR 포토카드를 함께 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5월 말까지 서울 랜드마크 3곳에서 진행되는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전시 일정.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자사 캐릭터 ‘벨리곰’은 뛰어난 오프라인 모객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145만 팬덤을 자랑하는 벨리곰은 오프라인 전시가 진행되는 곳마다 엄청난 인파를 불러들이며 인기를 거듭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몰 야외 벨리곰 전시에는 55만 인파가 몰렸다.

롯데홈쇼핑 측은 이같은 팬덤 열성에 힘입어 지난 1일부터 두 달 간 잠실, 광화문, 동대문 등 서울 내 랜드마크에서 공공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인 크리스피크림도넛과도 최근 벨리곰과 콜라보한 도넛을 출시했다.

롯데 측은 ‘202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을 수상한 벨리곰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행사와 문화관광축제에도 활용하면서 인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지털과 온라인 세상이 일상인 잘파는 불완전 존재인 사람과의 소통보다 캐릭터와 소통하는 것을 더 즐거워한다”며 “업계가 캐릭터 협업,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것은 잘파가 미래고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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