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인수 물건너 가나…“하이브와 지분 경쟁 부담”

시간 입력 2023-02-13 17:53:39 시간 수정 2023-02-13 17: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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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이수만 지분확보 및 공개매수 본격화, ‘최대주주’ 노려
카카오, 지분경쟁 불참시 K-엔터 사업 브레이크 불가피

<출처=연합뉴스>

카카오의 올해 ‘비욘드 코리아’ 전략이 연초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지원군으로 나서  이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IP(지식재산)를 확보할 방침이었지만,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물량공세에 나서면서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217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보통주 전환 기준 114만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취득 예정일자는 내달 6일이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로 올라, SM이 확보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이 각사의 해외 파트너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10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웹툰, 웹소설 및 캐릭터 굿즈 사업을 결합해 SM의 IP 사업 활용도를 지금보다 높이겠다”며 “팬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카카오 아티스트 협력, IT 역량 기반으로 팬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이같은 계획은 하이브가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백기사’로 부상하면서 물거품 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다음달 6일이다.

SM 전현직 경영진을 대신해 하이브와 카카오가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SM은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이수만(18.46%),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인수하면 단번에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하이브는 다음달 1일까지 SM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나서면서 보유 지분을 약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공개 매수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약 7142억원에 달하고, 이 전 총괄 지분까지 합치면 인수 금액은 총 1조1370억원에 달한다.

현 SM 경영진과 손잡고 사실상 SM을 인수하려했던 카카오는 궁지에 몰리게 됐다. SM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 공개매수까지 선언한 하이브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된다. 그렇다고 인수전을 접자니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IP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하이브와의 정면대결을 회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사우디 국부펀드와 싱가폴 투자청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를 받아 현금은 충분하지만, 지분 경쟁을 하기 위해선 약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웹툰, 웹소설, 미디어 등 콘텐츠 사업 전반에서 막대한 투자를 전개하고 있지만, K-콘텐츠 확보를 위해 1조원대의 막대한 투자비를 들이는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여기에, 이 전 총괄이 카카오를 상대로 낸 제3자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도 껄끄러운 부문이다. 이 전 총괄프로듀서는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에게 신주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카카오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SM 인수를 위해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측은 “이번 투자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며 추가 지분 확보 계획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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