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시장’ 역량 집중하는 증권사들…수익성은 답보

시간 입력 2023-02-13 07:00:08 시간 수정 2023-02-10 17: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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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H투證 등 전담 조직까지 설치하며 총력
최근 1년간 탄소배출권 상품 가격 ‘마이너스’
수익권까지 수년 걸릴 듯…“중장기적 안목 필요”

증권사들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속속 참여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화 단계까지 가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전담 부서를 조직하고, 연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이를 담은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투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은 정부가 감축 의무 를 부여한 기업 간 배출권이 거래되는 ‘규제적 시장’과, 감축 의무가 없는 기업 및 기관, 개인 등이 자율적으로 배출권을 사고파는 민간 시장인 ‘자발적 시장’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나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20여개 증권사가 탄소배출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특히 탄소배출권 시장이 증권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시장 침체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 하락을 겪은 가운데, 수익성 제고의 방안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KB증권은 올해 신년사에서 “탄소배출권 관련 Biz(사업)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나증권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경영 목표에 대해 “탄소배출권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다양한 기회 요소를 포착, 수익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탄소배출권 투자상품 출시와 거래에 그치지 않고 관련 전담 부서까지 꾸리며 전사적 역량을 다하는 모습이다.

KB증권은 지난해 FICC운용본부 내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했다. 이를 중심으로 자발적 탄소배출권 자기매매와 장외 중개업무 및 다양한 사업기회를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운용사업부 내 클라이언트 솔루션본부 직속으로 ‘탄소금융팀’을 조직, 탄소배출권 비즈니스를 전담케 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시장은 오는 2030년 500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융사들은 고유자산으로 자기매매만을 할 수 있는데, 환경부가 오는 2025년까지 위탁매매를 도입한다는 계획까지 밝히면서 투자자 범위와 수익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아 큰 수익원으로는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탄소배출권 관련 상품의 최근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탄소배출권 상품 ‘KAU22’의 거래 가격은 10일 현재 1만2900원선으로, 1년 전 3만2000원대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의 올 1월말 기준 지난 1년간 수익률은 –7.03%,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 S&P(H)’의 1년간 수익률은 –4.44%로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수익성을 얻기까지는 최소 수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의 수익성이 얼마인지를 떠나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며, 기업의 ESG 경영 참여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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