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횡령, 부당지원 등 기업 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는 임원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 연임에 대한 반대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세미나’에 참석해 “재선임을 시도하는 임원의 기업 가치 훼손 이력을 주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임원의 재무적·전략적 실적뿐 아니라 횡령, 배임, 부당지원, 사익편취 등 자본시장법상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통해 반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횡령이나 비자금, 뇌물, 불완전 판매, 서비스 장애 등 다양한 부정행위들이 있음에도 직위가 유지되면서 CEO·회장 등이 연임하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국민연금도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 단독 후보로 최종 결정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구 대표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실장은 “국민연금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 활동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시장이나 각계 이해관계자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연금 펀드 수익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고 국민연금도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KT·포스코 등 소유분산 기업의 임원 선임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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