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규제 완화에 증권주 ‘꿈틀’⋯“회복은 아직”

시간 입력 2023-01-12 07:00:11 시간 수정 2023-01-11 17: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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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RX 증권지수 나날이 증가 추세
올 초 대비 키움·한국투자證 주가 상승세↑
“부동산 PF 리스크 아직 커⋯반등 힘들 것”

지난해 지지부지한 흐름을 보이던 증권주가 올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개장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의 주가가 모두 포함된 KRX 증권지수가 소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간 증권주의 변동성으로 작용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당국이 규제 완화 방향을 마련하며 부실화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중소형사 등의 리스크는 여전할 뿐더러, 경기 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경색돼 있는 유동성 문제는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요원할 것이란 시선과 함께 올해 증권주의 정상화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14개의 증권주가 포함된 KRX 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지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KRX 증권지수는 지난 2일 종가 540.14p(포인트)로 장을 마감한 후 10일 597.64포인트까지 연이어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키움증권의 10일 종가는 9만5900원으로 2일 대비 15.64% 증가했다. 뒤를 이어 △한국금융지주(12.50%) △다올투자증권(12.21%) 한화투자증권(12.12%) 등으로 12%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KRX 증권지수는 555.64포인트로, 연초 대비 28.48% 줄어들었다. 이는 1년 새 26.40% 내린 코스피 200지수보다 부진한 수익률이다. 

이는 증시 불황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된 데 따라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큰 영업환경이 악화요인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의 예금금리가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의 기대수익률이 상승했다. 이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 증대가 증권주를 끌어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국토교통부의 PF 시장 연착률 지원 방안 발표와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 완화 등이 발표되며 증권업종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간 증권주의 불확실성 요소로 취급되던 부동산 PF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며 우려감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악화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리스크는 여전한 난관으로 남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약 17조원(유동화사채 포함)에 달한다.

비수도권 부동산 사업장 관련 PF ABCP 비중이 큰 중소형사들의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경기가 둔화하면서 고위험 사업장의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재무안전성 저하 위험이 커진 상태”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 분양경기 저하 등으로 기초자산 부실화가 본격화되면 자산건전성도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의 부동산 PF 사업성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며 향후 재무안전성 추이를 모니터링 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3개 증권사가 진행 중인 PF의 사업성이 크게 하락했다”며 “다수 사업장에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에 제동이 걸렸고, 우발부채가 현실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 역시 부동산 PF가 향후 증권주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대부분 수익원이 전년 대비 쪼그라들며 업황 역시 회복세를 보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잠재 리스크 완화로 증권사의 실적 변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지난 3~4년 동안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경색돼 있는 유동성 문제가 완화된다면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가 당연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증권사의 대부분의 수익원이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악화된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증권사 영업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와 관련해 리스크 부담 주체가 다변화됐으며, ABCP 발행을 매개로 자본시장 내 연계성이 확대됐다”며 “실질 만기 축소로 신용 리스크에 더불어 유동성 리스크까지 우려해야 되기 때문에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는 금융업 전반으로의 확산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성과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때까지 증권주의 유의미한 주가 반등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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