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점유율 ‘뒷걸음질’…돌파구는 낸드플래시 ‘솔리다임’

시간 입력 2022-11-23 08:53:34 시간 수정 2022-11-23 08: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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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전거래일 대비 1.27% 내린 8만5200원 마감
하루 새 시총 8008억원 증발…삼바에 밀려 시총 4위 추락
증권사 컨센서스, 올 4분기 영업이익 -695억원 기록 전망
수익성 제고 시급 목소리…솔리다임 인수 시너지 끌어올려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결국 SK하이닉스 주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시가 총액(시총) 4위로 추락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79억6700만달러(약 10조798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 107억9200만달러(약 14조6264억원)보다 26.2% 감소한 수치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하락했다. 올 2분기 세계 3위였던 SK하이닉스는 3분기 4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 시황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21일 종가 8만6300원 대비 1.27%(1100원) 줄어든 8만52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 하루 새 날아간 시총만 8008억원에 달한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시총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간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이날 종가 기준 삼바 시총은 63조2025억원으로 62조258억원인 SK하이닉스를 1조원가량 상회했다.

올 초만 해도 SK하이닉스 주가는 12만~13만원대를 유지했다.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는 2월 17일 13만3000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8만원대로 무려 5만원 가량 폭락했다. 열달 새 어마어마한 액수의 시총이 증발하면서 지난해 시총 2위였던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바에 밀려 시총 4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올 3분기 부터 이어진 실적 하락과 반도체 업황 둔화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718억원보다 60.3% 급감한 1조6556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올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60.5%나 감소했다. 이에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에 그쳤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주가 하방 압력을 더 키우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6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적자 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내다 봤다.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101억원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에 내년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손실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내년 2분기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비슷한 관측을 내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기존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D램의 경우 20%가량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위축되면서 올 4분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흐름은 최소 내년 2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가 현 위기를 타개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솔리다임 운영 정상화를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SK하이닉스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해 만든 미국 낸드 법인(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  브랜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올 2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 시장 2위 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현재 낸드 시황은 D램과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낸드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재고 또한 날로 쌓이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솔리다임 상황과 관련해 “지금 시황이 연초 예상 대비 매우 악화하면서 솔리다임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며 “솔리다임이 인텔에서 SK하이닉스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적극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238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다만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통해 실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내년 상반기 최대 61TB급 서버용 SSD 신제품 출시를 예고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다. 이는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 증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버용 SSD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고성능 기업용 SSD를 생산하는 솔리다임 인수 효과가 중장기적으로는 상당히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통합 작업이 힘들게 진행되고 있으나 향후 1~2년 내 (통합이) 완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가지는 전략적 혜택은 현재의 어려움보다 훨씬 클 것이다”고 자신한 바 있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합병(M&A) 성공 여부는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낸드 역량 강화를 위해 솔리다임을 인수했다”면서도 “그러나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솔리다임은 비용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에 한동안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현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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