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3주년 맞은’ 삼성전자…이재용 ‘뉴 삼성’ 선언, 언제 나오나

시간 입력 2022-11-01 17:29:16 시간 수정 2022-11-01 17: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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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 발휘된다”
이태원 참사 고려, 행사 간소화…식전 묵념 통해 추모
이재용 회장 참석 안 해…‘뉴 삼성’ 메시지 발표도 연기
일각선 “다음달 정기 인사 시기 맞춰 내놓을 가능성”

지난달 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창립 53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글로벌 경기침체,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영 여건 악화 등 악재 속에서도 삼성만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번 새롭게 변신하고, 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1일 경기 수원시 디지털시티에서 창립 53주년 기념 창립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기념식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 기간을 고려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자는 의미에서다. 식전에는 묵념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창립 53주년을 기념해 축하 공연 등이 준비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삼성은 식순을 전면 간소화하는 등 기념식을 차분하게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신하고,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2019년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서 언급한 발언이다, 당시 이 회장은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질문에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면서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초격차’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의 발언은 은 이 회장의 발언에서 착안해 쓴 기념사를 통해 향후 삼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임직원들과 공유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이날 기념식에서는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한 신성장 △고객 중심의 핵심 경쟁력 재정의 △지속가능 경영의 적극적인 실천 △소통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이 재차 강조됐다.

한 부회장은 “새로운 기회 영역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며 “선구적인 준법 정신과 문화가 삼성전자의 기본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올해 창립 기념일은 예년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후 첫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기념일을 계기로 이 회장이 ‘뉴 삼성’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를 통해 족쇄를 벗은 이 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회장에 공식 선임되며,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 이후 오찬에서 밝힌 소회와 각오를 사내 게시판에 공유하는 것으로 취임사를 갈음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재계는 취임사에 회장으로 승진하게 된 의의와 배경이 담겨 있다고 봤다. 이를 고려할 때 다음에 제시되는 이 회장의 메시지에는 신성장동력을 키워내기 위한 삼성의 청사진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이날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뉴 삼성 비전 발표는 후일을 도모하게 됐다.

최근 이 회장은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 각 계열사 및 협력사들에 대한 현장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 연말에는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는 등 신사업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의 이같은 활동은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재도약 시키기 위한 뉴 삼성 비전과 맥을 같이 한다. 1993년 고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내놓고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킨 것 처럼, 이 회장이 조만간 ‘뉴 삼성 선언’을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게 재계 안팎의 진단이다.

일각에선 뉴 삼성 비전이 다음달 정기 인사 시기와 비슷하게 나올 것이란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초격차 전략은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이 조직 편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추진력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뉴 삼성 비전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범했다. 그러다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을 계기로 11월 1일을 창립 기념일로 지정하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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