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최고매출 찍은 기아, 車 떼고 도약 위한 새여정 나선다

시간 입력 2022-01-04 07:00:07 시간 수정 2022-01-03 17: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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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4)기아
10년 누적 매출 522조원, 영업이익 24조원, 투자 154조원
투자·고용 등 꾸준히 유지하며 미래 착실히 준비
미래 목표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아가 201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 들인 매출은 522조원, 영업이익은 24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함께 한국 경제 성장에 이바지해 온 기아는 과거를 발판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 탄소중립을 실현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2021년 사명 변경과 기업 비전을 새로 공표하며 미래를 향한 첫 발을 뗀 기아는 올해부터 목표 달성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에 나선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의 실행은 과거 10년 전부터 튼튼하게 쌓아온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아의 최근 10년 간 투자, 연구개발비 등을 보면 대부분 오름세였다. 이 기간 고용 규모도 2000명 이상 늘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누적 매출 522조원, 코로나 위기도 뚫었다

기아는 최근 10년 간(2012년~2021년 3분기) 521조8660억원을 벌어들이며 현대자동차와 함께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다. 매출의 성장세는 큰 굴곡 없이 순탄했다. 2012년 연매출 47조2430억원으로 기록한 뒤 4년 만인 2016년 연매출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6년은 유럽 시장에서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북미와 기타 시장의 하락세에도 유럽 매출 비중이 21.2%로 2015년 18%와 비교해 3.2%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이 정점을 찍은 것은 2020년이다. 기아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시장 위축 속에서도 인센티브 절감,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개선 등에 힘입어 연매출 59조16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등락이 심했다. 2012년 3조5220억원을 기록한 뒤 2015년까지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6년 2조4610억원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각종 변수로 영업이익이 재차 급감했다. 최근 10년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시기는 2017년이다. 그해 기아의 영업이익은 6620억원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도 있었지만 통상임금 패소 여파가 컸다. 기아는 2017년 8월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1조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반영해야 했다.

기아는 2020년 3분기에도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품질비용을 손익에 반영하며 고전했지만, 최근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 위축,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도 K5,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신차종과 RV 모델의 판매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기아는 2021년에도 3분기까지 52조67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42조2580억원과 비교해 2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조8910억원으로 늘어났다. 2021년 4분기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기아의 예상 실적은 매출 18조5602억원, 영업이익 1조5300억원이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2021년 기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조원, 5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2012년) 매출 및 영업이익과 비교해 50% 이상 높은 수치다.

올해는 매출 78조원, 영업이익 6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장기화로 인한 시장 위축 해소, 반도체 문제 완화 등이 이유다. 실제 신차 판매에 대한 걱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계약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계약이 몰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투자 154조원·연구개발비 13조원... 미래 경쟁력 확보 총력

기아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무형자산을 포함한 투자 규모는 △2012년 11조2450억원 △2013년 11조4930억원 △2014년 12조30억원 △2015년 15조1760억원 △2016년 15조7890억원 △2017년 16조1230억원 △2018년 17조3140억원 △2019년 18조2990억원 △2020년 18조2450억원 △2021년 3분기 1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오름세가 이어졌고, 코로나19로 이후에도 하락세가 소폭에 머물고 있다. 10년 간 누적된 기아의 투자 규모는 153조8870억원에 달한다.

전기차, 자율주행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입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기아의 연구개발비는 △2012년 1조270억원 △2013년 1조2420억원 △2014년 1조2700억원 △2015년 1조5240억원 △2016년 1조6460억원 △2017년 1조6420억원 △2018년 1조6650억원 △2019년 1조7680억원 △2020년 1조6730억원 △2021년 3분기 1조2470억원으로 큰 하락 폭 없이 매년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쏟아부었다. 10년 간 기아가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13조1800억원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면 기아가 미래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2년 2.2% △2013년 2.6% △2014년 2.7% △2015년 3.1% △2016년 3.1% △2017년 3.1% △2018년 3.1% △2019년 3.0% △2020년 2.8% △2021년 3분기 2.4%로 나타났다. 비중으로만 보면 현대차(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9~3%)보다 높은 수준이다.

10년 간 기아의 고용 규모도 꾸준히 늘었다. 2012년 3만2756명 수준이던 기아의 직원 수는 2021년 3분기 기준 3만5381명으로 7.6%(2502명) 늘었다. 기아 역시 그룹 지침에 따라 공개채용 제도를 없애고 상시채용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고용 규모 확대에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명까지 바꿨다... 전기차·탄소중립 속도

사상 최대 실적과 미래를 위한 투자, 고용 확대를 통한 사회 기여 외에도 기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는 또 있다. 사명과 CI(로고) 변경으로 새시대를 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21년 기아는 1990년 이후 31년 만에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여기에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이동성을 제공하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삶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2020년 플랜S 발표 후 2021년 사명을 바꾼 기아가 처음으로 내놓은 E-GMP 전용 순수 전기차 EV6.<사진제공=기아>

이는 기아가 2020년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인 '플랜S'와 연결된다. 핵심은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으로의 사업 확장이다. 기아는 2027년까지 전기차 7종 이상을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새로운 전략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2021년 1월 미래 사업을 발표하며 "고객과 다양한 사회 공동체에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분간 기아는 지속가능성, 전동화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새로운 기업 비전도 발표한 바 있다. 기업 비전의 기본 전제인 '2045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지향점으로 삼고 탄소배출 감축 및 상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5년 유럽을 시작으로 2040년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를 전동화 차량으로만 구성한다.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을 위해서는 공급 단계에서부터 환경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오는 2045년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의 97%까지 감축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다.

국내의 경우 당장 올해에도 복수의 전기차를 선보인다. 상반기 중 신형 니로(2세대) 순수 전기차를 국내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기아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적용 모델 EV6의 고성능 버전인 GT도 내놓을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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