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맞는 구광모 LG 회장…'전장·AI' 양날개 단다

시간 입력 2021-06-16 07:00:00 시간 수정 2021-06-16 16: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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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취임 후 이달 29일 ‘만 3년’…‘지는 사업’ 접고 ‘신사업’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지속
전장 부문, 하반기 흑자 전환 결실 예고…7월엔 파워트레인 분야 ‘LG마그나’ 합류
AI 분야에도 수천억원 투자…배터리 신소재 발굴 등 신사업 전폭 지원

이달로 취임 3주년을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전장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확대하며 ‘뉴 LG’ 구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쟁력이 뒤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면서도 전기차 등 미래 시장을 한 발 앞서 선점하기 위한 신사업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는 그간 공을 들였던 전장 부문이 흑자 전환하며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이 직접 유망사업으로 점찍은 AI 부문에서도 수천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사업 기반을 닦을 방침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5월 부친인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같은 해 6월 30일 LG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오는 29일이면 LG그룹을 이끈 지 만 3년이 된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당시 홍범식 베인&컴퍼니 대표를 ㈜LG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고 전장과 인공지능(AI)에 힘을 쏟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구 회장의 전략은 취임 첫 해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1조4392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지분투자와 조인트벤처를 제외한 순수 인수합병(M&A) 거래에서 LG그룹이 1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한 건 ZKW 인수가 유일하다.

반면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 분할 매각을 시작으로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 전자결제사업 등 경쟁력이 뒤지는 사업은 과감히 청산하거나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공식 출범시켰다. 매년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응해,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함으로써,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올해 4월에는 수년 간 아픈 손가락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철수를 결정했다. 2015년 2분기 이후 지속 적자를 이어왔던 만큼 구 회장의 실용주의적 결단이 이뤄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LG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오는 2분기 매출에 곧바로 기여할 전망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LG전자 영업손익에 –2801억원의 손실을 끼쳤지만 2분기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미래 성장 기대감으로 이어져 그룹 시가총액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6월 말 약 91조였던 LG그룹 시총은 이달 기준 148조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50조원 이상 증가했다.

▲ⓒLG전자
▲ⓒLG전자

올해는 그간 구 회장이 공을 들인 전장 부문이 수익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해가 될 전망이다. 이번 2분기를 끝으로 적자 행진을 마감하고 하반기 흑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 전장 부문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1조8935억원, 영업손익은 전년 –97억원 대비 손실 폭을 대폭 줄인 –7억원으로 개선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 일부 거래선에 리스크가 예상되며 부품 이원화를 통한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올해 흑자전환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가 출범한다. 자동차 모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전장사업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LG전자/단위: 억원
▲ⓒLG전자/단위: 억원

구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는 AI 분야도 과감한 투자를 통한 기반 닦기에 나선다.

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AI 개발에 전념할 전담조직 'LG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설립에 참여했다. 연구원 출범 당시 구 회장은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구원은 그룹차원에서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와 난제 해결 역할을 수행한다. △차세대 음성·영상 인식·분석 기술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판단을 예측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등 최신 AI 원천기술과 함께, △배터리 수명과 용량 예측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계열사들의 난제 해결 역할도 맡았다.

올해부터는 3년간 1억달러(약 1117억원)를 투자해 세계적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대규모 컴퓨팅이 가능한 ‘초거대 AI’ 인프라 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찾거나 화질이 선명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TV를 개발하는 등 자사 신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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