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커지는데...서비스 품질 문제는 '여전'

시간 입력 2021-01-26 07:00:11 시간 수정 2021-01-26 08: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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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900만 목전...고객센터 연결·개통 지연 여전
출혈경쟁 지속 투자 여력 부족...정부 지원 필요 목소리도

최근 스마트폰 자급제 구매 비중 확대로 알뜰폰의 저렴한 유심 요금제가 주목 받으면서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서비스 품질은 해결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고객센터 연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비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포털이나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알뜰폰 전화 연결은 포기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전화연결 20번 시도했는데 포기했다", "다시 이통사로 넘어가고 싶다" 등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알뜰폰 업계가 셀프개통, 애플리케이션 출시, 홈페이지 개편 등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아직까지 많은 기타 서비스들이 고객센터 연결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이통3사 자회사마저 요금제 변경이나 명의 변경을 위해 고객센터 전화 연결이 필요하지만 상담사 연결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적게는 전화 연결을 위해 하루에서 많게는 5일이 걸렸다는 소비자 경험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요금제 프로모션을 실시하거나 인기있는 요금제를 보유한 알뜰폰 브랜드의 경우 고객센터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입자가 몰려들면서 전화연결이 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유통마진을 줄여 요금을 할인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센터도 없는 곳이 대다수다. 가입해지도 서류로 진행해야 하거나 개통요청을 위해 일주일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알뜰폰의 서비스 품질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뚜렷한 개선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알뜰폰 사업자 특성상 고객센터 인력을 확충하거나 전산시스템에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것이 근복적인 이유로 꼽힌다.

알뜰폰 업계가 출혈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확대했지만 '무약정' 유심제 고객이 대부분이다. 이에 고객 이탈이 잦아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통3사 자회사마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시장 경쟁 포화로 마케팅 활동에 대부분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통3사로부터 통신망뿐만 아니라 전산망도 대여하고 있어 고객관리를 위한 자체 전산시스템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고객정보 조회 등 전산 반영이 곧바로 되지 않아 고객 응대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자체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알뜰폰 브랜드는 KT엠모바일, 헬로모바일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알뜰폰이 통신요금 절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객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12, 갤럭시S21 등 5G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자급제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저렴한 알뜰폰 유심 요금제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899만9447명으로 900만에 육박,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2.8%를 차지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3% 증가했고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고객센터 연결에 대한 문제점은 업계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고객센터 인력 확충, 콜백, 앱 등을 통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 대부분이 이통사에서 넘어온 경우가 보니 이통사의 품질과 비교돼 고객 불편을 체감하는 정도가 더 큰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고객 서비스 품질이 지속 지적되자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알뜰폰 분야의 '이용자 보호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LG헬로비전 △에스원 △KT엠모바일 △SK텔링크 △미디어로그 △에넥스텔레콤 △한국케이블텔레콤 7개 업체에 국한된다.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는 "알뜰폰 서비스 품질은 꼭 해결돼야 할 문제인만큼 정부에서도 각 알뜰폰 사업자에게 고객센터 인원을 가입자 규모나 매출에 비례해 두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이렇게 되면 결국 영세한 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보니 쉽사리 정부에서도 나서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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