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IPO 담당 조직 신설...중간지주사 전환 자금 '7조' 확보 총력

시간 입력 2020-12-07 07:00:02 시간 수정 2020-12-08 07:48:5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정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추진..관련 자금 확보 부담 커져
SK하이닉스 지분확보에 7조원 필요...SKT 현금성자산 2.8조 수준
원스토어, SKB, 11번가 등 자회사 상장해 자금 확보 나설 듯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21년 조직개편에서 자회사 기업공개(IPO) 지원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내년 자회사 기업가치 제고와 상장을 성공시키는 데 만전을 기울이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는 박 사장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임무를 수행하려면 자회사 상장을 통한 SK하이닉스 지분 확보 자금이 필요해서다. 최근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9.1%을 추가로 확보해야만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2021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코퍼레이트 센터 아래 자회사 IPO를 지원하는 ‘IPO추진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자회사들로 이뤄진 신사업 4대 사업부문 △미디어△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은 그대로 유지되는 한편, 글로벌 협력을 성사시킨 코퍼레이트 산하에 IPO담당 조직을 신설해 자회사 상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IPO추진담당을 이끌어갈 인물에는 최환석 IPO추진담당이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환석 담당은 SK텔레콤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라며 “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아닌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고 말했다.

박정호 사장이 자회사 IPO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같은날 SK그룹은 임원 인사에서 박정호 사장을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박 사장이 밑그림을 그려온 중간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을 오랜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현재 유력한 방안은 물적 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중간지주사가 SK텔레콤 사업회사,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선다. 투자와 M&A(인수합병)도 자유로워진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공정경제3법' 중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20%에서 30%로 늘려야 한다.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제2소위원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를 시작했다.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런 법적 리스크를 피하려면 SK텔레콤은 현재 지분율 20.1%인 SK하이닉스의 지분을 30%로 늘리기 위해 지분 9.1%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지난 4일 SK하이닉스 종가 기준 9.1%를 매입하려면 약 7조5000억 원이 필요하다. 올 3분기 SK텔레콤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2조8488억 원으로는 역부족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D랩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라 필요 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박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자회사 기업가치를 높여 성공적으로 상장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비통신 자회사들을 확장시켜왔고, 최근 성장이 본격화 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 제고 핵심 전략으로 글로벌 상위 기업들과의 투자 유치, 협력으로 삼고 있다. IPO추진전담 조직을 아마존, 우버 등과 협력을 잇달아 성사시킨 코퍼레이트 센터 산하에 신설한 것도 그렇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모빌리티 사업을 물적분할했고 내달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로 출범한다. 티맵 사업 부문을 택시 호출, 주차, 광고 등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려는 계획이다. 우버로부터 5000만 달러(약 575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현재 추가 투자 자금 유치 노력에 한창이다.

이어 11월 16일에는 지분 참여 약정 방식을 통해 아마존이 11번가의 주주가 되고, 11번가와 아마존의 사업 협력에 나섰다.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 구매가 가능해지고, 추후 아마존이 11번가 투자 유치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우선 SK텔레콤은 내년 하반기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부터 시작해서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자회사 상장을 계획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들 자회사 가치가 총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첫 IPO 주자인 원스토어가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 받아야 나머지 IPO 후보군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