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스톡옵션’ 암흑기①] 미래에셋대우, 유명무실해진 스톡옵션… 현금성과급 전환

시간 입력 2020-06-25 07:00:01 시간 수정 2021-10-29 15: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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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격 5분의 1수준 마무리… 스톡옵션 부여 취지 ‘무색’

[편집자주] 최근 증권사가 임원들에 부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존재의미를 잃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가부양에 대한 동기부여가 주된 목적이지만 행사기간 동안 주가가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톡옵션 자체가 리스크가 없는 추가적인 인센티브 장치이기 때문에 주가를 부양해야할 목적의식이나 책임감이 가벼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본지는 유명무실해진 주요 증권사 스톡옵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에셋대우가 2012년 임원들을 대상으로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대부분 지난 4일로 마무리됐다. 2014년 7월15일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일부 임원의 경우 행사기간이 2017년 7월15일부터 2022년 7월14일까지다.


행사기간이 끝난 미래에셋대우의 스톡옵션은 대부분 행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 행사기간 중 주가가 행사가격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행사기간 마지막날인 4일 기준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스톡옵션 행사가격의 5분의 1 수준인 6790원에 마감했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임직원이 기업의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한 수량을 일정한 기간 안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일종의 성과급 제도로 보면 되는데 성과급이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주어진다는 게 특징이다. 행사기간 중 주식가치와 행사가격을 뺀 만큼 차익을 얻기 때문에 주가가 행사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매년 지급받는 성과급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반대로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행사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은 인센티브 제도다.
회사가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이유는 대부분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보상차원에서 지급하거나 중장기적 계획 달성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또한 주가가 부양돼야 차익을 얻는 만큼 주가부양책으로서 활용하기도 한다.
앞서 2012년 6월5일 미래에셋대우(당시 대우증권)가 스톡옵션을 부여하게 된 배경도 주가부양에 대한 동기차원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 부여 당시 주가는 1만50원이었으며 행사가격이 주가보다 3~4배 가량 높은 3만7463원에서 4만7680원인 점도 그 이유 때문이다. 행사기간이 시작됐던 2015년 한때 2만3000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에 남은 기간까지 감안하면 행사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합병과정을 거친 후 주가는 곤두박질쳤으며 스톡옵션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합병 이후 스톡옵션 성과급 방식을 현금으로 전면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016년 합병 이후 임원들을 상대로 스톡옵션을 별개로 부여하지 않고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환됐다”며 “스톡옵션 행사여부는 개인적인 사안이라 확인해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을 통해 유능한 경영진의 유출을 방지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다지만 증권업 특성상 경영진의 능력부족보다는 실적개선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교적 드물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가가 올랐을 때도 경영진은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리스크 없이 가져가는 이득이 많지만 투자자입장에서는 주식가치가 희석된다는 논란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성과급 방식변경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도 2012년 스톡옵션 부여 당시 행사가격보다 5분의 1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최근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주가상승 요인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임원들도 주가부양 동기부여나 성과차원으로 스톡옵션보다는 현금으로 받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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