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플랫폼 고도화 외친 '여기어때', 작년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축소

시간 입력 2020-05-06 07:00:02 시간 수정 2020-05-06 07:00:0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지난해 연구개발비 전년 比 3배 이상 늘린 경쟁사 ‘야놀자’와 대비
지난해 매출은 야놀자 42% 수준, 연구개발비는 1/150에 그쳐


여기어때컴퍼니(구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최문석)가 플랫폼 고도화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야놀자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린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양사 간 기술 개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있는 여기어때가 플랫폼 고도화 및 서비스 다양화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여기어때는 경상연구개발비로 1억1487억 원을 지출해 전년 2억2015억 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연구개발비를 줄였다. 지난해 말 글로벌 사모펀드 CVC로 매각되면서 연구개발 투자 관련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027억 원으로 전년 686억 원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는 오히려 축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0.1%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았다.

반면 야놀자의 경우,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69억 원을 지출했다. 전년 연구개발비 55억 원 대비 207% 증가한 것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6.9%로 최근 3년 중 가장 높았다.

매출 증가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온 야놀자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 호텔 자동화 솔루션 ‘와이플럭스(Y FLUX)’를 통해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출시했다. 나아가 국내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1위, 2위 기업인 ‘가람’과 ‘시리얼’까지 인수하며 PMS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야놀자 측은 “현재 와이 플럭스에 체크인 시간 조정, 모바일 컨시어지, 로봇 배송 룸서비스, 어메니티 자판기 등을 연계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여기어때의 경우,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질적 기술 개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가 인수되며 내부적으로도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호욱 전 플랫폼인프라 개발 실장이 CTO(Cheif Technology Officer, 기술총괄)로 선임된 지 1년도 안돼 퇴사했고, 지난 2월 외부 인사 조동현 CTO가 새로 선임됐다. 또 지난해에는 정규 인력채용은 따로 없었고, 빈 자리가 생길 때마다 사람을 뽑았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앱을 고도화하는 것이 기술개발 성과라고 할 수 있다"라며 "앱 관련해서 계속 꾸준히 업데이트는 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현재 숙박앱 양대산맥 야놀자와 여기어때 모두 플랫폼 고도화에 매진 중이다. 여기어때는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앱 사용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고, 야놀자 역시 국내외 500명 규모의 R&D 조직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플랫폼 서비스 관련 특허소송도 벌이는 중이다. 지난해 6월 야놀자가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가 자사 ‘마이룸’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소송을 냈고, 이어 8월에는 여기어때가 특허심판원에 야놀자의 ‘숙박서비스 제공 시스템 및 방법’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지난 2월 특허심판원 9부(심판장 장완호 심판관)는 여기어때컴퍼니가 청구한 특허 무효 심판에서 “야놀자의 특허를 무효로 한다”고 심결했다. 현재 야놀자는 특허심판원의 무효 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마이룸 서비스는 야놀자가 중소형 숙박시설에 최초로 도입한 객실 서비스다. 숙박업체가 보유한 객실 일부를 야놀자에게 위탁 판매하면, 야놀자는 위탁받은 객실은 마이룸으로 지정한다.

고객이 마이룸을 구매하면 해당 숙박업소에 재방문 시 사용 가능한 50%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이 때 마이룸 판매 수익은 야놀자가 가져가고, 재방문 시 할인쿠폰을 사용해 발생한 수익은 숙박업체에게 돌아간다. 야놀자는 2016년 6월 이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출원하고, 2017년 10월 등록을 마쳤다.

숙박중개 플랫폼에서 시작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현재 종합 숙박 및 액티비티 플랫폼을 넘어 IT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놀자의 150분의 1 수준의 연구개발비 투자로 여기어때컴퍼니가 서비스 다양화 및 플랫폼 고도화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