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의 자연생태계에서 공통적으로 통하는 원칙이 있다. '강해야 살아남는다'것. 여기엔 또 한 가지 조건이 붙는데, 바로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자연 생태계 속에서 빨리 움직인다는 것은 먹잇감을 사냥하기에도, 포식자에게서 달아나는데도 아주 중요한 자질이다. 빠를수록 살아남을 확률은 높아진다.
이 같은 원칙은 기업 운영에서도 적용된다. 롯데쇼핑 계열사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이 끝모를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외형확대와 질적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다른 두 기업과 달리 세븐일레븐의 성장세는 멈춰있는 모양새다. 질적 성장 추구라는 허울로 외피를 감싸고 있지만, 그마저도 내부 반발로 인해 퇴색되고 있다.
◆ 편의점 업계 호황으로 성장 속도 올리는 GS25-CU
편의점 업계가 호황이다. 작디 작은 골목마다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편의점들이 바로 그 증거다. 굳이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따져보지 않아도 현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변화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 업계는 올해 20% 이상 성장했으며, 시장 규모 역시 무난히 20조 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3강 체제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다. GS리테일의 'GS25', BGF리테일의 'CU',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등 3개 사의 편의점 수만 2만930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 수가 3만 곳이었으니 거의 대부분이 이들 기업에 속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3개 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GS25다. 점포수는 1만362개로 CU보다 적지만, 이익률에서는 앞서고 있는 상태다. GS25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4조1238억 원, 영업이익은 173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만509개 점포 출점한 CU도 3분기 누적 매출 3조6529억 원, 영업이익 1481억 원으로 16% 증가했다.
감소한 곳은 유일하게 세븐일레븐 뿐이었다. 세븐일레븐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767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6%에 불과했다. GS25와 CU의 영업이익률은 4%대를 유지 중이다.
◆ 편의점 업계 큰 형님 세븐일레븐, 잇따른 부진은 왜?
편의점 업계의 시초는 세븐일레븐이다. 지난 1989년 5월 서울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내에 국내 최초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 문을 열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1000호 점 돌파에 성공하며 국내 편의점 업계 선두 자리를 꿰찼던 것도 세븐일레븐이었다. 최근 성과가 아쉬운 이유도 바로 시작이 창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세븐일레븐이 이렇게 부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조사가 진행되면서 계열사들에게도 영향이 갔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지만, 정작 세븐일레븐 측은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갈수록 실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진 않다. 편의점 업계의 성장은 규모의 경제에 따라 움직이는데, 출점 점포수가 가장 적은 세븐일레븐이 GS25와 CU를 앞지르기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또한 세븐일레븐의 일부 영웝사원들이 회사로부터 매출 부진에 따른 경고장을 받거나, 무리한 마케팅으로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등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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