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뉴스]롯데 오너일가 경영권 향배가 걱정되는 이유

시간 입력 2016-09-23 10:54:38 시간 수정 2016-09-25 08: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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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본사(사진=연합뉴스)와 신동빈 회장(사진=롯데)
롯데그룹 본사(사진=연합뉴스)와 신동빈 회장(사진=롯데)

"신동빈 회장이 구속될 경우, 일본 기업들의 경영 관례 상 롯데홀딩스의 대표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 그러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이 일본 측에 넘어갈지도 모른다."

신동빈 회장이 2000억 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 20일 고강도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구속 기소' 가능성이 커지자 재계 안팎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왔습니다. 롯데그룹 측도 "최악의 상황으로 경영공백을 맞을 경우 도덕적 책임으로 인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죠. 롯데그룹의 특이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우려였습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입니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는 호텔롯데이고, 이 지분을 롯데홀딩스 산하 투자회사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롯데홀딩스를 손에 넣으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롯데홀딩스는 오너일가 회사인 광윤사가 지분 28.14%로 1대주주이고, 종업원지주회 27.75%, 오너일가 13.56%, 투자회사 LSI 10.65%, 임원지주회 5.96%, 미도리상사 5.23%, 패밀리 4.61%, 그린서비스 4.1%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LSI를 제외하면, 오너일가가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46.67%로 과반이 채 넘지 않습니다. 특히 신 회장의 지분은 2%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등이 신 회장에 든든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이들이 등을 돌릴 시 신 회장은 물론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지분구도인 것이죠.

하지만 신 회장은 이들의 굳건한 지지를 자신했습니다. '원롯데 원리더' 구호를 외치며,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수장으로 올라섰죠.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신 회장 측에서는 "롯데그룹이 일본 측에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근거는 롯데홀딩스의 지분구도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신 회장과 함께 롯데홀딩스 대표를 맡으며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온 인물입니다. 신 회장 체제 롯데그룹을 만든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 그가 왜 단숨에 현 롯데그룹에 위협적인 인물로 떠올랐을까요.

오너일가는 롯데홀딩스 의결권 비율이 과반이 넘지 않습니다. 형제가 갈등을 매듭짓고 힘을 합치더라도, 현재로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 우호세력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지분은 대부분 쓰쿠다 사장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 실정입니다.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는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사장인 쓰쿠다 사장을 비롯해 이사회 5명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의결권은 이사장이 단독으로 위임 받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가 롯데홀딩스 대표로 있는 만큼 임원지주회는 말할 것도 없으며 이외 관계사인 미도리상사, 패미리, 그린서비스에도 그는 대표 혹은, 1~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는 앞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서도 지적한 적 있는 사안입니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인 경영진이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눈과 귀를 막고 실질적으로 롯데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또한 "쓰쿠다 사장이 조직적으로 경영권을 탈취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롯데그룹 경영권이 일본인 경영진 영향력 아래로 갈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한 셈입니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우호세력으로 돌리는데 어려움을 겪자 이 같은 주장을 펼친다"는 시각이 컸습니다.

'구속 시'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현재 신 회장의 입장도 신 전 부회장의 이전 주장과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일본 롯데그룹에서 '원롯데 원리더' 사용을 금하고 한국 롯데그룹과의 접촉을 통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죠. 지분구도 상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영향력은 이전부터 크게 안정적이진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제는 등을 돌렸고 그 틈새를 쓰쿠다 사장 등 일본인 경영진이 치고 들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형제 간 '내가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이 더 큰 화를 불러온 것 같아 보입니다. 이 최악의 상황을 풀어가려면 반목을 끝내고 다시 손을 잡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롯데그룹 오너일가 경영권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합니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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