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회장 이재현)이 '후계승계의 키'로 꼽히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4년 계열사 간 합병으로 탄생한 이 회사는 이재현 회장이 자녀들에게 보유 지분을 전량 증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계열사 두 곳을 품에 넣기로 결정, 기업가치가 크게 커질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와 관련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경영복귀 여부, CJ올리브네트웍스를 활용한 승계 방안 등 다양한 이야기가 돌고 있다.
◆ CJ올리브, 떠오르는 승계축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 CJ파워캐스트, 재산커뮤니케이션즈 간 합병 및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CJ파워캐스트가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한 뒤,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파워캐스트 지분 100%를 취득하는 수순이다. 결과적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에 두 회사가 더해지는 거래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4년 말 전산시스템 개발업체 CJ시스템즈가 드럭스토어 운영업체 CJ올리브영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에게 지분 11.3%를 증여했다. 지난해에는 나머지 지분 11.35%를 자녀, 조카들에게 모두 넘겨줬다. '유력 후계자'로 꼽히는 이 과장이 지분 15.84%의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CJ그룹 후계 승계의 '핵심 키'가 될 회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이번 거래가 끝나면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단일주주인 이재환 대표(이재현 회장의 동생)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주주에 오른다. 먼저 1대11.4357(CJ파워캐스트 대 재산커뮤니케이션즈) 합병비율에 따라 CJ파워캐스트의 지분 53.3%(주식114만357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이어 CJ파워캐스트 주식 1주와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0.3270027주가 교환되는 거래가 실시되면 이 대표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20.51%(37만3950주)를 보유하게 된다. 주식회사 CJ(지분 55.01%)에 이은 2대주주다. 그 뒤를 이어 이 과장은 15.76%,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제일제당 부장은 5.44% 지분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 이재환, 주주로 남을 듯
이에 따라 이 대표의 'CJ그룹 경영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운영해오던 개인회사를 내주고, 핵심사로 떠오른 회사의 주요 주주로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CJ그룹 상무로 근무하다 5년여 전 떠난 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운영하면서 형·누나와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제외하면 CJ그룹 계열사 지분도 없었다. 다만 지금으로선 이 대표가 경영에 나서기보다는 주주로서 형과 조카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환 대표가 (CJ파워캐스트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흡수합병을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기는 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계열사 합병이 완료된 뒤) 경영자로 복귀하기 보다 주주로서 역할만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CJ올리브' 통한 승계 시나리오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활용한 CJ그룹의 후계승계 방안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이 과장은 지주사인 CJ의 지분을 일절 보유하고 있지 않다. CJ의 지난 13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5조2625억 원에 달한다. CJ그룹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CJ 지분을 손에 넣어야하는데, 현재로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 과장의 지배력이 적잖은 데다, 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 중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고, 또 최근 그룹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이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키우고 기업공개(IPO)한 뒤 2세들이 지분을 현금화해 CJ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이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는 것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합병이 이뤄지고 공격적인 출점(135개 증가·총 552개)이 행해진 지난해 매출이 1조1422억 원으로 전년보다 171%(7210억 원)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도 출점이 활발히 행해진 결과, 매출은 663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1680억 원) 늘었다.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72억 원으로 84%(216억 원)나 증가했다.
이 같은 고성장세에 힘입어 향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는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초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상장된다면 시점은 내년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가치는 최소 2조 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이는 이번 CJ올리브네트웍스의 CJ파워캐스트,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인수 이전에 나온 분석이다. 기업가치 평가액은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
두 번째로 언급되는 안은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이다. CJ가 IT서비스와 드럭스토어를 운영하는 사업 지주회사가 되는 그림이다. 이 경우 CJ가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현 76%→지분교환 후 55%)이 합병기업의 자자주가 돼 오너일가 지배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적대적 M&A 위협에 놓일 때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파는 것은 국내 기업의 전형적인 경영권 방어 전략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 역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키우는 것이 선행돼야 할 방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차원에서 실시된 계열사 간 합병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며 "이 회사를 활용한 경영권 승계가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이 회장 자녀들의 실탄도 많아진다"며 "앞으로도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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