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3사가 4~5년 전 인수한 의류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보인 회사가 있는가 하면, 인수 전보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회사도 있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 엔씨에프(1월), 톰보이(10월)를 각각 인수했고, 현대백화점은 2012년 한섬(1월)을 품에 넣었다. 모두 의류 제조·판매 업체다.
◆ 톰보이, 부도 2년 만에 41억 흑자
톰보이는 '실적 악화' 탓에 2010년 부도 처리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해(지분 96.1%)는 2011년이다. 이후 법정관리 절차를 밟다 2014년 6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인수 첫 해 101억 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를 2년 만에 41억 원 흑자로 전환시킨 덕분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수입 컨템포러리와 경쟁할 수 있는 개성있는 디자인, SPA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가격 경쟁력, 감성적인 문화마케팅이 이 같은 호실적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톰보이의 매출은 1161억 원이다. 인수 전인 2010년보다 42%(341억 원), 인수 첫 해인 2011년과 비교하면 무려 348%(902억 원)나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67억 원,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했다. 적자 고리를 끊어낸 2014년(영업이익률 4.5%)보다도 1.3%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다시 잡아가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 한섬, 유통과의 시너지…매출 1천억 증가
한섬은 2012년 현대홈쇼핑이 지분 34.6%를 4228억 원에 사들이면서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됐다. 초기에는 실적이 인수 전보다 나빠져 '실패작'이라는 평가도 들었다. 인수 전 5010억 원이던 매출은 2012년 4896억 원, 2013년 4626억 원으로 감소했고, 1078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698억 원, 560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54억 원, 672억 원으로 크게 뛴 것이다. 올 상반기에도 한섬의 매출(3180억 원), 영업이익(329억 원)은 각각 18%(495억 원), 38%(90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튼튼한 유통망과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부터 현대백화점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판교점,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등을 잇달아 오픈했다. 브랜드를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현대홈쇼핑과 출시한 전용 브랜드 '모덴'이 인기를 끌었고, 덱케·랑방액세서리·더캐시미어 등 신규 브랜드를 연속 론칭해 고객층을 넓힌 것도 한몫을 했다.
◆ 롯데 엔씨에프, 영업이익률 0.9% 추락
롯데는 2011년 대현으로부터 엔씨에프 지분 전량을 189억 원(롯데쇼핑)에 사들였다. 엔씨에프는 여성 캐주얼브랜드 '나이스크랍(Nice Claup)'의 국내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업체다. 이를 인수하면서 롯데는 "2018년까지 패션 브랜드 사업으로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롯데의 패션부문은 크게 글로벌패션사업부(GF), 해외브랜드 합작법인(에프알엘코리아·자라 등), 엔씨에프로 나뉘어진다.
지난해 엔씨에프는 매출 773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9%에 불과했다. 인수하기 전인 2010년 영업이익률 8.7%보다 무려 7.8%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엔씨에프의 매출이 58%(284억 원)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83%(35억 원)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엔씨에프의 탈출구로 수년 전부터 언급된 것이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사업부와의 통합이다. 통합을 통해 외형 확대, 전문성 강화 등 시너지를 높여 국내 패션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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