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한섬과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4년 전 인수한 회사다. 두 회사 인수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려온 정지선 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선 신호탄이었다. 초기에는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인수 전보다 나빠져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며 그룹의 효자로 자리잡았다.
◇ 한섬, 패션업황 침체 '난 몰라'
한섬(대표 김형종)은 지난해 매출 6168억 원, 영업이익 66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7.5%(919억 원) 늘고 영업이익은 44.7%(204억 원) 급증했다. 다른 국내 패션업체는 장기 불황으로 고전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패션 빅3'인 삼성물산(패션)과 LF, 코오롱인더스트리(패션)는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는가 하면(LF 제외)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삼성물산)했다.
한섬도 2014년 만해도 '3년 연속 영업이익 악화'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11년 1156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2년 710억 원, 2013년 504억 원, 2014년 457억 원으로 계속 떨어졌다. 매출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5088억 원에서 2012년 4964억 원, 2013년 4708억 원으로 감소한 뒤 2014년에서야 5000억 원대를 회복했다.
그런 한섬이 '패션업황 불황'에도 독주한 것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튼튼한 유통망과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섬은 현대백화점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크게 늘렸고 현대홈쇼핑과 '모덴'이라는 전용 브랜드를 출시, 인기를 얻었다. 덱케·랑방액세서리·더캐시미어 등 신규 브랜드를 연속 론칭,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 현대리바트, 가구업계 호황에 탄탄한 유통망까지
현대리바트(대표 김화응)는 지난해 매출이 6942억 원으로 전년보다 8%(513억 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403억 원으로 18%(61억 원) 증가했다. 현대리바트도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됐다. 편입 후 실적 흐름은 한섬보다 나았다. 현대리바트 실적은 인수된 그해 나빠졌으나 이듬해인 2013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14년 증가 폭은 돋보였다.
현대리바트가 이처럼 호실적을 거둔 것은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가 호황기를 맞이한 데다 그룹의 유통망·자본력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는 편입 후 어린이·주방 가구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확대했다. B2C 시장이 떠오르는 상황이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백화점, 홈쇼핑)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예컨대 현대리바트는 국내 가구업계에서 유일하게 비용 부담이 큰 백화점 매장을 주요 유통망으로 삼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과 공동 마케팅을 하고, 나아가 현대백화점과 함께 백화점 내 '생활용품 전문매장'을 설립하는 등 B2C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 M&A는 계속된다…'성공작 또 나올까' 기대감↑
앞으로도 현대백화점그룹의 M&A(인수합병)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선 회장은 2010년 "M&A를 통해 2020년 매출 20조 원, 경상이익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매출은 2014년 기준 6조440억 원으로 아직은 목표와 격차가 쾌 크다. 더욱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가구·식품·가전 등 라이프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라이프케어 회사'가 지향점"이라면서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면 수익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뛰어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관전 포인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현대리바트 같은 'M&A 성공신화'를 계속 쓸 수 있을지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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