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형강 수출 단가, 내수 대비 3만4906원 높아져
상반기 수출액 2816억원…매출의 15.2% 차지
상반기 영업이익 670억원…작년 연간 실적 넘어
동국제강의 봉형강 수출 단가가 내수 단가를 넘어섰다. 국내에 팔 때보다 해외에 팔 때 더 받는 구조다. 봉형강을 국내 건설 현장에 공급해 온 내수 중심 기업에서 나온 변화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상반기 봉형강 수출 단가는 톤당 95만6722원, 내수 단가는 92만1816원이다. 수출이 내수보다 3만4906원 높다. 지난해에는 수출 단가가 80만2041원으로 내수(89만4282원)보다 9만2241원 낮았고, 2024년에도 7만5464원 낮았다.
봉형강은 그동안 수출 단가가 내수를 밑돌았다. 국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량을 낮은 가격에 해외로 넘겨 가동률을 유지하는 판매 구조였기 때문이다. 반면 후판은 상반기 수출 단가가 104만7292원으로 내수(100만4543원)보다 높아 봉형강과 구조가 달랐다.
동국제강의 상반기 제품 수출액은 봉형강 1889억원과 후판 927억원을 합쳐 2816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15.2%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제품 수출액 4000억원의 70%를 상반기에 채웠다. 수출 비중은 2024년 9%, 2025년 12.5%였다. 동국제강은 올해 수출 비중을 최대 1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아메리카가 1775억원으로 전년 동기(1387억원) 대비 28% 늘었다. 2024년 연간 아메리카 매출은 894억원이었다. 유럽·오세아니아는 468억원으로 전년 동기(260억원)보다 79.8% 증가했다.
올해는 주요 수출 대상국의 무역 규제가 동시에 강화된 해다. 유럽연합(EU)은 2018년부터 8년간 운영해 온 철강 세이프가드가 지난 6월 30일 종료되자, 7월 1일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신철강 조치를 시행했다. 연간 무관세 수입 물량을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약 46%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종전 25%보다 높은 50%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은 전용 국가쿼터 207만3000톤을 확보했다. 기존 258만1000톤보다 19.7% 줄었으나, EU 전체 감축률에 비하면 축소 폭이 작다. 올해 초 도입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유럽 수출 여건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북미 수요는 늘었다. 한국철강협회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273만3815톤으로 전년 동기(157만6312톤)보다 약 73%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철근 증가 폭이 컸다. 데이터센터 구조재로 쓰이는 철근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1~7월 1만4557톤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만3504톤으로 늘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신축 수요가 배경이다.
이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졌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철강 수출은 2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3.3% 늘어 6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9월 1~25일 기준 대미 철강 수출은 3억3000만달러로 122.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철강 수출 단가는 톤당 982달러로 전년 동기(848달러)보다 15.8% 올랐다.
동국제강은 영업본부에 수출 전담 임원을 두고 산하에 영업·통상·물류 기능을 일원화했다. 제품 측면에서는 대형 용접형강 ‘디-메가빔’을 앞세우고 있다. 후판을 용접해 만드는 맞춤형 형강으로 H형강 기준 최대 3000mm×1250mm까지 생산한다. 형강 누적 생산량은 지난 6월 2500만톤을 넘어섰다. 수출용 H형강 신규 규격 개발과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스틸샵’ 판매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1조8527억원, 영업이익은 67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96.1%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594억원)을 12.8%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2.11%에서 3.62%로 1.5%포인트 올랐다.
가동률은 봉형강 80.4%, 후판 83%다. 2분기 봉형강 생산량은 지난해 2분기 69만7000톤에서 80만톤으로 늘었고, 판매량도 68만9000톤에서 74만8000톤으로 증가했다. 국내 봉형강 시장점유율(수입 제외)은 2024년 24%에서 지난해 21%로 떨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23%로 올라섰다.
한국철강·환영철강공업·한국특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한국철강은 매출 1116억원에 영업손실 142억원, 환영철강공업은 매출 965억원에 영업손실 28억원, 한국특강은 매출 2100억원에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별도 기준 1분기 영업이익 214억원, 2분기 456억원으로 상반기 670억원을 올렸다. 대한제강은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6920억7000만원, 영업이익 167억8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80.8% 증가했다.
국내 최대 철근 생산업체인 현대제철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8379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으로 1분기 72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포스코는 7월 중순 미래수요개발실 운영을 시작했다. 데이터센터용 강재를 놓고 주요 철강사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다.
다만 수출 확대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봉형강은 정기적인 물량이 꾸준히 발생하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해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건설이 이어지면서 수주 기회는 늘었지만, 4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여서 겨울에는 공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등 글로벌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우호적이지 않은 국면이 언제든 올 수 있어, 지금으로서는 공격적으로 지표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철근 수요와 재고를 고려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인천공장 1·2호 압연라인 가동을 멈췄다가 6일 재가동했다.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가동일수를 줄였다. 4분기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할 방침이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새로운 변수다. 미국철강협회(AISI)와 전미철강노조(USW) 등 현지 철강 관련 8개 단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한국산 철강에 별도 쿼터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쿼터 내 물량에도 최소 50% 관세를 유지하고, 초과 물량에는 더 높은 관세를 물리자는 내용이다.
EU 무관세 쿼터의 활용 여력도 관건이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장 건설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물량이 내수로 이동할 수 있다. 상반기 수출 비중 15.2%가 유지될지는 3분기 실적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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