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CEO 총출동…인적분할 앞두고 시장 설득 총력

시간 입력 2026-10-14 17:30:00 시간 수정 2026-10-14 14: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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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CEO 한자리 모여 첫 공동 IR…성장 비전 제시
AI·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양대 축 재편…독립경영 본격화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 기대 속 사업 시너지 유지가 핵심 과제

<이미지=AI로 생성>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한자리에 모으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한 시장 설득에 나섰다.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과 금융·콘텐츠·모빌리티 사업을 분리해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면서도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사업구조를 분리한 이후에도 기존 플랫폼의 시너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이른바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첫 그룹 공동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해 인적분할 이후 사업 전략과 성장 비전을 발표했다.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공동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계열사의 성장 가능성과 분할 이후 협력 방안을 자본시장에 직접 설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관리하면서 신사업 투자를 전담한다. 분할비율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기존 주주들은 양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 목적은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다. 카카오는 지난 8월 당시 국내외 증권사의 사업별 가치 합산 평가액이 34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업이 하나의 기업 아래 묶이면서 개별 사업의 성장성과 자산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성격이 다른 사업을 분리해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자본배분 체계를 구축하고, 각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장에서 별도로 평가받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그룹이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첫 그룹 공동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출처=카카오>

다만 이번 공동 IR에서는 사업 분리뿐 아니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핵심 메시지로 부각됐다. 독립경영을 강화하면서도 기존 카카오 생태계의 연결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톡을 이용자의 요청과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업무까지 수행하는 ‘통합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에서 금융·쇼핑·생활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X에 속하는 계열사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카카오페이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초개인화 금융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사업을, 카카오뱅크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 금융 플랫폼과 해외시장 진출을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콘텐츠 사업군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가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확장과 공연·팬덤 사업 강화를 추진한다. 카카오픽코마는 AI 영상과 굿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는 자율주행과 피지컬AI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테크핀, 콘텐츠, 모빌리티 등 주력 사업군의 강력한 플랫폼과 기반 기술, 고객 접점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그 성과를 카카오X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상이 실제 사업적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느냐다. 카카오는 분할 이후 기존 그룹 의사결정을 조율하던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 없이 양사가 독립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계열사 간 협력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투자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문제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카카오AI가 추진하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카카오톡에서 이용자의 요청을 받아 결제나 이동, 콘텐츠 소비까지 연결하려면 양사 간 기술 협력과 수익배분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시너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카카오X는 다양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투자회사 성격이 강한 만큼 분할 이후에도 투자회사 할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AI 사업의 성장성을 독자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사업 분리 이후 카카오톡과 계열사 간 시너지에 부여됐던 가치평가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AI 역시 국내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20일 2차 소액주주 간담회를 열고 12월 17일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 승인을 추진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 달 27일 양사가 각각 증시에 상장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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