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용·근로조건 보호책 먼저”…반대 행동 본격화
소액주주 “조직개편으로도 가능”…분할 필요성 자체에 회의적
카카오, 오는 16일 온라인 간담회서 소액주주 직접 설득 시도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주주와 노동조합의 반발에 직면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과 계열사 투자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노조는 고용·근로조건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반대 행동에 들어갔다. 소액주주들은 법인을 나누지 않고 조직과 이사회 권한을 재편하는 것 만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분할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16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인적분할 개요와 추진 배경, 기대효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분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카카오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별도로 설명회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카카오는 현재의 회사를 카카오톡과 AI 기반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 투자와 신규 성장사업 발굴을 맡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나눌 계획이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AI 36.49%, 카카오X 63.51%다. 기존 카카오 주주는 분할비율에 따라 양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게 된다.
회사는 플랫폼 사업과 투자 사업을 분리하면 각각의 사업 특성에 맞는 의사결정과 자본배분이 가능해지고, 시장에서도 사업별 가치가 보다 명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이 같은 사업구조와 일정만 제시했을 뿐 분할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받게 될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인적분할에 앞서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고용승계 원칙을 밝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직원들이 어떤 기준으로 카카오AI와 카카오X에 배치되는지, 임금과 평가·복지·근속은 어떻게 유지되는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 분할 이후 조직개편이나 중복 기능 조정, 계열사 매각 등이 진행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X가 자회사 투자와 매각, 투자자산 유동화 등을 담당하는 만큼 향후 사업재편 과정에서 계열사 노동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고용·근로조건 유지 방침을 구체적인 서면으로 보장하고 인력배치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 사업 양도·매각 및 지배권 변경 시 노조와의 사전협의 원칙 등을 분할 전에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실제 행동에도 돌입했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간 소규모합병에 대해 조합원들이 반대 의사표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해당 합병이 인적분할 자체와는 별개의 절차지만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 회사가 주주총회 대신 이사회 승인으로 합병을 처리하는 소규모합병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회사는 왜 지금 분할이 필요한지, 노동자의 고용과 소액주주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며 회사 측 설명과 협의 과정에 따라 향후 소액주주와의 연대와 공동대응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소액주주 설득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소액주주 측에서는 “왜 조직개편이 아니라 인적분할이어야 하냐”며 인적분할에 자체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카카오가 분할 이유로 제시한 경영진의 관심 분산과 자본배분 비효율 등의 문제는 법인을 나누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톡 사업과 투자 사업에 각각 책임경영자를 두고 손익과 투자예산을 별도로 관리하거나 이사회 내 위원회에 사업별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액트는 삼성전자가 사업 특성이 크게 다른 반도체 DS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을 하나의 상장법인 안에서 별도 책임경영 체제로 운영하는 사례를 들며 “사업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은 조직개편의 이유는 될 수 있어도 상장회사를 하나 더 만드는 이유까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할 이후 카카오X의 가치평가도 쟁점이다. 카카오는 사업 분리를 통해 현재의 복합기업 할인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카카오X에 여러 계열사 지분이 그대로 묶이면 기존 할인이 ‘투자회사 할인’으로 옮겨붙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액트는 이에 카카오X가 순자산가치(NAV) 산정·공개 기준을 마련하고 NAV 대비 할인율이 일정 수준 이상 지속될 경우, 신규 투자 축소나 보유자산 매각,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어떤 기준으로 실행할 것인지 분할 전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카오AI와 카카오X 각각의 주주환원 정책도 미리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카카오는 소액주주 약 160만명이 발행주식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어 개인주주 여론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실정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왜 분할이 필요한지, 분할 이후 기업가치와 고용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를 이해관계자들에 납득시키는 것”이라며 “노조와 소액주주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설득 없이 주총 절차만 밀어붙이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의 인적분할 안건은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총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동시에 얻어야 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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