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확보한 홈플러스, 회생 불씨 살렸지만…정상화까지는 ‘안갯속’

시간 입력 2026-07-20 17:21:33 시간 수정 2026-07-23 17: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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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자금 수혈로 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
항고 인용 땐 회생 기한 연장·휴업 점포 영업 재개 추진
9000억 넘어선 공익채권·잔존 사업부 매각 등은 변수  

파산 수순을 밟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긴급운영자금(DIP) 확보로 일단 회생의 불씨를 되살렸다. 다만 9000억원을 넘어선 공익채권과 임시 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의 영업 정상화, 잔존 사업부의 인수합병(M&A)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인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즉시항고가 받아들여질 경우 재판부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생절차 기한은 9월 4일까지 연장된다.

홈플러스 최대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DIP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MBK파트너스는 자금이 집행되면 대출금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 MBK파트너스, 메리츠가 상생과 양보를 바탕으로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합의에 뜻을 모았다”며 “마트노조와 일반노조는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회생절차 연장이 결정될 경우 협력업체와 협의를 거쳐 임시 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의 영업 재개 일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긴급 운영자금을 투입해 매장 운영을 재개하고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DIP 조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업계에서는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응급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입구가 카트로 막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입구가 카트로 막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일반노조에 따르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현재 약 1200명의 노동자와 700여 곳의 입점업체 및 소상공인들이 일터를 떠난 상태다. 당장 회생절차가 연장되더라도 협력업체 복귀와 점포 운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홈플러스는 확보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공익채권 변제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익채권 변제 규모는 93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영업 정상화에 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마트를 둘러싼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유통시장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쿠팡과 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물류 투자와 새벽배송, 퀵커머스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매장이 정상 운영에 들어가더라도 잔존 사업부에 대한 M&A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앞선 홈플러스 매각 시도 역시 시장의 냉담한 반응 속에 무산된 만큼 이번에도 대형마트의 수익성을 회복하고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2000억원의 자금 확보만으로 홈플러스 회생의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회생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할지, 단순히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에 그칠지는 MBK파트너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조로는 향후 M&A 성사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 가격을 현실화하고 사업부를 분할해 경쟁력이 있는 자산 중심으로 매각을 추진해야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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