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주식 늘리고, 현대차 지분 확 줄였다”…외국인, 韓 대기업 ‘옥석가리기’ 새판 짠다

시간 입력 2026-07-21 07:00:00 시간 수정 2026-07-20 16: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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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20개사 중 삼성전기 외국인 지분율 상승폭 1위, 현대차는 하락폭 1위
외국인 보유주식 삼성전기 512만주 늘고 현대차는 2329만주 감소
블랙록, 삼성전기 5% 주요주주 합류…삼성·SK 지주사 지분도 확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이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삼성전기, 반대로 지분율이 가장 큰폭으로 줄어든 곳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사들은 지난 1년간 삼성전기 주식을 500만주 넘게 늘렸지만, 현대차는 2300만주 이상 줄였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삼성전기 지분 5% 이상을 확보하며, 주요 주주사로 올라서는 등 해외 투자기관의 투자 패턴에도 온도 차가 감지됐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6년 6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0대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시총 상위 20개사 중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6월 말 32.5%에서 올해 6월 말 39.4%로 6.9%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기의 외국인 보유주식은 지난해 6월 말 약 2431만주에서 올해 6월 말 약 2943만주로 512만주 가량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36.3%에서 24.9%로 11.4%포인트나 줄어들며, 시총 상위 20개사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주식은 같은 기간 약 7429만주에서 5100만주로 2329만주 가량 급감했다.

◆ 삼성전기 외국인 지분 5개 분기 연속 상승…블랙록도 5% 주주로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한해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32.5%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같은 해 9월 말 37.4%로 3개월 만에 4.9%포인트 뛰었다. 이후 지난해 12월 말 37.5%, 올해 3월 말 38.3%, 6월 말 39.4%로 지속해서 상승했다.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삼성전기 지분 확대에 가세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미국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6월 말 기준 삼성전기 지분 5.0%를 확보해, 5% 이상 주요 주주 명단에 새로 합류했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5.1%, SK하이닉스 5.1%, LG화학 5.0% 등 국내 주요 반도체·전자화학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는 최근 1년간 외국인 전체 지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 AI(인공지능)  메모리 칩 시장을 독과점 하며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주요 기업의 외국인 투자 지분이 낮아진 것과 대조를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년간 49.7%에서 47.0%로 2.7%포인트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55.5%에서 50.4%로 5.1%포인트 떨어졌다. 반도체·전자 업종 전반에 해외 투자사들의 자금이 일률적으로 유입됐다기 보다는 개별 기업의 사업구조와 성장 전망에 따라 선택적인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전 세계적으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장 분야에 사용되는 고부가 전자부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투자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1조3145억원, 영업이익 91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은 24% 증가했으며 연간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AI·서버·전장용 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AI 가속기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올 1분기에도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40%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컴포넌트 부문에서 AI 서버와 네트워크, 전장용 MLCC 공급이 늘었고,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는 AI 가속기와 서버 CPU용 고부가 기판 공급이 확대됐다.

◆현대차 외국인 지분 6개월 새 11%p 급락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말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36% 안팎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6월에는 3분의1 가량 줄어든 24%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6월 말 36.3%, 9월 말 36.2%, 12월 말 35.9%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3월 말 27.7%로 3개월만에 8.2%포인트 낮아졌고, 6월 말에는 24.9%까지 추락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 감소가 집중된 셈이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6월 말 43.0%에서 올해 6월 말 36.9%로 6.1%포인트 떨어졌다. 시총 상위 20개사 가운데 현대차가 감소 폭 1위, 현대모비스가 두 번째를 기록하면서, 현대차 그룹내 주요 자동차 계열사에서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 축소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 1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등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8.1%에서 6.2%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이 45조939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30.8% 감소한 2조5150억원에 그쳤다. 외국인 지분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한 시기와 현대차의 수익성이 악화된 시기가 맞물린 셈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진행중인 대규모 미국 투자가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미 투자는 통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자금부담과 투자 회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 현지 생산체제 구축, 완성차·부품 공급망 강화 및 자율주행·로보틱스·AI 등 미래산업 분야 등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 같은 대형주인데 평가 ‘극과 극’…삼성·SK 지주사도 지분 늘려 

시총 상위 20개사 중 삼성전기에 이어 외국인 지분율 상승 폭이 큰 곳은 SK로 조사됐다.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5.8%p 상승했다. 이어 삼성물산(3.6%p), 셀트리온(3.1%p), HD현대중공업(3.1%p), 신한지주(2.8%p)가 뒤를 이었다. 특히 SK와 삼성물산은 SK와 삼성 두 그룹의 지배구조와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지주사로,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사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반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이어 지분율 하락 폭이 컸던 곳은 LS일렉트릭(-5.9%p), SK스퀘어(-5.6%p), SK하이닉스(-5.1%p) 순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지분율을 늘린 삼성전기 관계자는 “MLCC나 FC-BGA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생산 업체는 제한적이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외인 지분 상승률이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인 지분율이 가장 크게 줄어든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대외 변수와 포트폴리오 조정 등 투자자별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부분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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