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3년째 19명…비중은 1.1%로 뒷걸음
법정 의무고용률 못 채워 매년 3~4억 부담금 물어
CJ대한통운은 장애인 스포츠단 창단·직접 고용
㈜한진이 최근 내놓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다양성’과 ‘포용’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 고용 실적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 인원이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법정 의무고용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고, 회사는 그 미달분을 해마다 3억~4억원대 부담금으로 메워온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2026 한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결과, 한진은 장애인 고용을 2026년 25명에서 2027년 33명, 2028년 42명, 2029년 50명, 2030년 59명으로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다양성과 포용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조성’, ‘포용적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를 앞세워 임직원 다양성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이런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 한진의 장애인 고용 인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19명에서 멈춰 섰다. 같은 기간 전체 임직원 대비 비중은 1.2%, 1.2%, 1.1%로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총원이 늘면서 비중이 깎인 결과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19년부터 3.1%를 유지하고 있다. 한진이 공시한 장애인 고용 비중 1.1%는 이 법정 기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이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 그 미달분만큼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한진도 이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매년 부담금을 물어왔다. 한진이 밝힌 법규 위반 내역 중 금전적 제재는 2023년 3억8700만원, 2024년 4억4600만원, 2025년 4억700만원이며, 회사는 이들 모두 장애인 고용 부담금이라고 명시했다. 지난 3년간 4억원 안팎의 비용을 장애인 고용 대신 부담금으로 때워온 셈이다.
부담금은 고용 노력이 없을수록 더 무겁게 매겨진다. 부담기초액은 이행 수준에 따라 5단계로 차등 적용돼, 의무 인원을 1명도 채우지 못한 사업장에는 2026년 기준 1인당 월 215만6880원이 부과된다. 여기에 정부는 의무고용률을 2027년 3.3%, 2029년 3.5%로 상향하고, 미이행 기업 명단 공개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진이 현재의 고용 수준을 유지한다면 떠안을 부담금은 해가 갈수록 불어나게 된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드러난다. 국내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물류업 특유의 현장직 구조라는 같은 조건에서도 장애인 참여형 ‘블루택배’ 같은 상생 일자리 모델을 운영하고, 지난해에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와 손잡고 경·중증 장애인 21명을 채용해 장애인 스포츠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현장직 위주라 적합 직무가 없다’는 물류업의 통상적 해명과 달리, 업계 1위 기업은 일자리 모델과 직접 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이 내세운 대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성적과도 어긋난다. 한진은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사회(S) 부문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사회 성과를 최상위로 평가받은 기업이 정작 기초 지표인 법정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진의 중장기 목표도 정부의 장애인 의무고용률 상향 일정과 견줘 보면 한계가 뚜렷하다. 한진이 공개한 2030년 장애인 고용인원 목표인 59명은 2025년 말 전체 임직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3.5% 수준이다. 정부 계획상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29년 3.5%로 오른다. 한진의 4년 뒤 목표치가 해당 시점의 법정 최저선과 같은 선상에 놓이는 것이다.
물론 목표치를 채우는 일도 만만치 않다. 3년째 19명에 묶여 있던 장애인 고용을 4년 내 3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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