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주식거래 밀어붙이는 거래소…시장 왜곡·부담 논란

시간 입력 2026-04-21 07:00:00 시간 수정 2026-04-20 17: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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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모임, “거래시간 연장 반대 국회 청원 제기”
“외국인 투자자에 국내 증시 좌우될 것” 우려 확산
브로커리지 수익 낮은 중소사 부담↑…“버는 돈보다 비용 더 커”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부터 프리·애프터마켓을, 내년 말부터는 24시간 거래를 도입하기로 준비 중인 가운데 증권업계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이를 반대하고 나섰던 증권사 노동조합(노조)을 비롯해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장 규모가 한정적인 국내 시장에서 야간 거래를 허용할 경우 개인투자자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21일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최근 국회에 주식 거래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청원서에 따르면 이들은 “시간 연장은 개인투자자의 피로 폭증으로 삶의 질 저하와 수면 부족, 주식 중독자 양산이 우려된다”며 “이른 시간 및 야간의 변동성으로 잠을 설치면 생업에 집중할 수 없게 돼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업무 실수가 증가하고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개인이 빠진 이른 시간과 야간은 외인(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투자자의 부를 외국인에게 이전시키는 것은 공익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편의를 위해 오는 9월부터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되던 주식 거래시간에 프리·애프터마켓을 추가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외국인·기관투자자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증권업계 노조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개장 시간만 늘린다고 우량한 장기 투자 자금이 유입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얇은 호가창을 노린 극심한 변동성만 초래할 뿐이며, 결국 우리 주식시장을 ‘단기 변동성을 좇는 트레이더들의 놀이터’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투연은 최근 거래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오는 9월까지 연장 거래를 위한 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한 이득보다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인력 채용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으로, 추가 근무 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발표를 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수탁수수료 수익 상위 10개사(미래에셋·키움·삼성·KB·NH·한국투자·신한투자·토스·대신·유안타증권)의 총 수탁수수료 수익은 6조 3475억 원에 달하는 반면, 나머지 44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 2377억 원으로 상위 10개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중소형사와 대형사 간 격차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24시간 거래 체제에 따른 부담 또한 중소형사에 더욱 크게 작용하며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24시간 주식 거래에 대비해 종일 근무할 인력 채용과 시스템을 완비해야 하는데, 소요 비용을 추산해 보면 현재 브로커리지 수익보다도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중소형 증권사 대부분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1%대 안팎에 불과해 부담이 크지만, 당국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거래소는 앞서 증시 프리·애프터마켓을 당초 올해 6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의 격렬한 반대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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