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저평가’ 옛말, 밸류업 효과 톡톡…대형사 중 대신증권만 0.85배
PF 리스크 완화·주주환원 확대…코리아 디스카운트 탈피 ‘체질 개선’
지속 가능한 ROE 창출도 관건…미래에셋 “15% 이상 ROE 달성할 것”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가 ‘만년 저평가’를 벗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장부상 가치의 절반 수준인 0.3~0.5배에 머물던 증권주들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힘입어 재평가받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 상위 5개 국내 상장 증권사의 PBR은 평균 1.84배로, ‘1배의 벽’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PBR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3.36배에 달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이 2.13배로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은 1.51배, 삼성증권은 1.34배로 나타났으며, 대신증권 역시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된 0.85배를 기록하며 1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과거 국내 증권주는 만년 헐값에 거래되던 대표적인 저평가주였다. 가장 큰 요인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였다. 국내 증권사들은 자본 확충 이후 기업금융(IB)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며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크게 늘렸고,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자산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높은 이익 변동성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증시 거래대금에 의존하는 브로커리지 수익과 금리 변동에 민감한 트레이딩 수익 구조 탓에 실적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대형 IB 인가 등 자본 확충에 치중한 나머지 배당 등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이었던 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불렀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정부 기조에 맞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높은 PBR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총주주환원액을 업계 최고 수준인 6347억 원으로 확대했다. PBR이 2배를 넘긴 키움증권도 ‘3개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발행주식의 일정 비율을 매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2년 연속 50%를 웃도는 총주주환원율을 기록했으며, 총배당금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48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PBR이 1배를 넘지 못한 대신증권은 전년에 비해 배당 총액이 소폭 줄었고 5년간 동일한 현금배당을 유지했다. 다만 23년 만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종합투자사업자 전환 이후 보다 적극적인 밸류업 전략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배당 등 현금 유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질적인 자본 효율성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기 위한 체질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해 PF와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의 촉매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은 이익 창출 능력이다. 일회성 자사주 소각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도 10% 이상의 ROE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주주총회를 통해 “투자 성과를 미래 산업에 재투자하는 자본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15% 이상의 ROE를 안정적으로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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