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도 중동 운송 멈췄다…호르무즈發 해운 대란 현실로

시간 입력 2026-03-13 07:00:00 시간 수정 2026-03-12 17: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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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화주 고객에 “신규 예약 불가능” 공지
항로우회 조치 시행…컨테이너 추가 비용도 부과
MSC 등은 이미 중동 항로 차단…수출 기업 비상

중동 전쟁 확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해상 운송 위험이 커지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중동 노선 운송을 사실상 중단했다. 아울러 운항 중인 선박을 대체 항만으로 우회시키는 긴급 조치에도 들어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관련 리스크가 계속 불거지면 해운업계에도 타격이 일파만파로 커질 전망이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는 지난 11일 저녁 화주 고객에 대한 공지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선박 및 선원, 화물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현재 상황에서는 신규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최근 중동 전쟁 확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항로 위험이 크게 높아지면서 정상적인 운항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HMM은 이미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화물에 대해 기존 항로 대신 안전한 대체 항만으로 우회하게 하는 디비에이션(Deviation·항로우회)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대체 항만으로 이동하는 컨테이너는 1개당 1000달러(약 148만원)의 추가 비용이 부과된다. 다만 대상 선박은 현재 인도~중동 구간을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3척에 한정된다. 화주로서는 추가 비용 지출과 함께 목적지가 아닌 제3의 항구에서 화물을 인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다른 글로벌 해운사들은 이미 중동 항로를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스위스 MSC를 비롯해 머스크, CMA-CGM 등 세계 10대 선사들은 이달 초부터 중동 노선 운송을 중단했으며, 위험 증대에 따른 추가 비용 명목으로 2000~30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HMM도 소속 해운 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A)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선사와 회원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운항 전략을 이와 같이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HMM 관계자는 “현재 중동 지역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재개에 적극 노력할 방침”이라며 “중동 외 지역은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고 말했다.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제공=HMM>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중동발 해운 대란은 현실이 돼가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동 항로 물동량은 1억6069만톤이었다. 같은 기간 총 물동량 13억4125만톤 대비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물동량은 1억202만톤으로 전체 물동량의 7.6% 수준이었다.

수에즈 운하 물동량이 551만여톤으로 전체의 4.9% 수준이라는 점을 보면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수에즈 운하는 호르무즈 해협과 더불어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해상 물류 병목 구간인 이른바 초크 포인트(Choke Point)로 불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당장 중동으로 향하는 수출길이 막힌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운항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대체 노선을 찾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류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상승은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면서 “여전히 안전 문제가 크고, 해협이 곧바로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해운사의 비용 부담도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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