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31만6880주 처분 후 3사 자사주 취득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전 ‘우호 지분’ 확보 움직임

환인제약 본사 전경. <사진제공=환인제약>
환인제약이 동국제약·경동제약·진양제약과 자사주 맞교환에 나섰다. 회사 측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과 R&D 협업 강화 등을 위한 것이라 설명하지만, 이번 맞교환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이뤄지면서 상법 개정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환인제약은 자사주 131만6880주를 1주당 1만1730원에 장외 처분했다. 처분 규모는 약 154억원으로, 발행주식총수의 7.08%에 해당한다.
환인제약의 자사주는 동국제약, 경동제약, 진양제약에 각각 60만주, 40만주, 31만6880주씩 분배된다. 이와 동시에 환인제약은 세 회사의 자사주를 앞서 분배한 자사주와 동일한 가치만큼 교환 취득한다. 동국제약은 37만1987주(발행주식총수의 0.82%), 경동제약은 77만4257주(2.5%), 진양제약은 90만4391주(6.40%)를 처분한다. 각각 70억원, 47억원, 48억원 규모다.
환인제약을 포함한 4사는 지분 거래하는 목적에 대해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R&D 협업 강화, 포트폴리오 상호 보완, 공동 개발 추진 등을 꼽았다. 환인제약 측은 “재무적 신뢰를 기반으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하고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인제약이 중추신경계(CNS) 치료제에 강점을 가진 반면, 동국제약은 OTC·전문의약품, 경동제약은 개량신약·만성질환, 진양제약은 제형기술·CMO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사업이 겹치지 않는 회사들끼리 협업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경쟁 리스크를 피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자사주 교환이 지배구조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이 기존처럼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기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보유·처분 시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하는 것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실제 환인제약의 최대주주 이광식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27%로 낮아 지배력이 강하지 않은 구조다. 동국제약·경동제약·진양제약 역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각각 44.96%, 34.84%, 30.98%로 낮은 편이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우호 지분으로 이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법 시행 전에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이전해 외부 견제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분 맞교환은 3차 상법 개정안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법 시행 전에 우호 지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기업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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