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16명→8명 압축 과정서 명단·기준 비공개
국회 과방위·시민단체 “투명성 확보·전문성 필수”
사외이사 권력 비대화·카르텔 의혹 제기…“파벌 경영 끝내야”

<출처=연합뉴스>
KT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KT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후보군 압축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명단과 심사 기준을 비공개로 부치는 이른바 ‘깜깜이 인사’ 논란이 일고있다. 여기에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까지 거세지면서 차기 수장 인선 작업이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사추위는 지난 21일 1차 서류심사를 통해 총 33명의 지원자 중 16명을 추린 데 이어, 이날 8명의 후보군으로 다시 압축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이후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3인(숏리스트)을 확정하면, 당사자의 동의를 거쳐 명단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33명에서 3명으로 좁혀지는 동안 후보자에 대한 정보나 평가 기준도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회와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깜깜이 인사’라며 CEO 인선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촉구하고 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KT새노조,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밀실 인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금 KT에 필요한 새 사장은 정치적 줄대기가 아닌 혁신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KT 조직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또다시 ‘누구 사람’이라는 인사를 앉힌다면 국민기업 KT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국민기업 사장을 뽑는데 아무 기준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사회가 기준을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오히려 모든 의혹을 키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들 역시 “이사회가 아무런 성찰 없이 또다시 밀실 인사를 반복한다면 KT는 회복 불가능한 위기로 빠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픽=사유진 기자>
이번 인선을 두고 KT 이사회의 기형적인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과거 사내이사가 권력을 독점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사외이사가 ‘권력 헤게모니’를 장악해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8명 전원은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대표이사 후보 선정부터 사외이사 후보 추천까지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사실상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이사회 규정 개정으로 조직 개편 시 사외이사의 사전 의결을 받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외이사가 실시간 경영 판단에 개입하면서 ‘KT CEO는 허수아비’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김용현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 모두 윤석열 정권 당시 선임된 만큼, 차기 CEO 후보 선출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황정아·이주희 의원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KT가 환골탈태할 것이냐 , 파벌 경영의 늪에서 도태될 것이냐를 가를 절체절명의 골든타임”이라며 “KT 사추위는 ‘그들만의 카르텔’을 끊어내고,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혁신 경영진’을 선출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KT는 숏리스트 선정 후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압박과 내부의 우려 속에 진행되는 이번 인선이 과연 KT의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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