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기능 강화한 ‘금감위’ 출범…‘시어머니가 넷’, 금융권 눈칫밥 신세

시간 입력 2025-09-08 17:59:08 시간 수정 2025-09-08 17:59:09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기재부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로…금융위 17년만에 해체하고 금감위 출범
금감원·금소위는 공공기관으로…금융사 감독 기능 강화에 방점 맞춰
금융권 “시어머니가 넷으로 늘어났다” 우려…관련법 개정에 국회 진통 예상

내년부터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출범 등 금융당국 조직이 대폭 개편됨에 따라 금융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재출범함에 따라 감독 업무에 독립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8일 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부터 기획재정부는 국무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된다. 아울러 산하 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금감위로 새롭게 개편된다.

금감위 산하 위원회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를 각각 둔다는 방침이다.

민간기구로서 금융사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운영됐던 금감원 역시 금소위와 함께 공공기관이 될 예정이다.

기존 금융위가 담당하던 국내 금융정책은 재정경제부에 이관된다. 금감위는 감독 기능에 집중한다. 금감원과 금소원을 비롯한 산하 공공기관의 구체적 업무 분장은 추후 각 당국기관이 논의하에 결정될 예정이다.

이창규 행정안전부 조직국장은 “금감위와 금감원, 금소원은 별도의 기관이며, 금감위가 금감원과 금소원에 대한 각종 지도 감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금융당국 수장 인선에는 변경이 없을 전망이다. 초대 금감위원장은 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인 이억원 후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한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은 그대로 원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금감원 독립권 보장으로 감독기능 강화…현안 대처력 분산 가능성도

그간 금융사를 감독하는 금감원이 피감시기관인 금융사의 재원을 받는다는 점으로 인해 금감원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당국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으로 인해 금감원의 감시기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신임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청문회 등에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강조해온 만큼 감시 기능에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지난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금융회사 책무구조도를 확실하게 정착시켜 실효적 내부통제가 작동되게 함으로써,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각 업권 CEO들과의 만남에서 거듭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해왔다. 8일 증권사 CEO들과의 만남에서도 “대규모 투자자 피해는 상품의 설계, 판매, 운용 전 과정에서의 문제로 고객 보호보다 단기 성괄르 중시한 결과”라며 “직무정보 불법 이용 등 사익추구 행위는 금융투자업계의 윤리의식과 내부통제 문화 전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이 여러 기관으로 나눠짐에 따라 여러 굵직한 현안에 정부의 역량을 결집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경제에 크게 타격을 주고 있는 대미관세 협상이나 부동산 이슈 등 정부 당국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사안에서 자칫 담당주체가 여럿으로 나뉘어 집중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사들 “시어머니가 넷으로 늘어났다” 탄식…국회 문턱도 과제

금융사들은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목소리가 잇따른 가운데, 감시 기능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으로 자칫 사업 위축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당장 사업 인가 등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의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늘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감시 주체가 늘어나면서 각 기관 간 정책 충돌로 혼선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지 각 기관별 구체적인 업무 분장이 결정되지 않아 만큼 향후 논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안에 야당은 반대 의견을 내놓으며 여아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국회도 관련법 개정에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번 조직개편을 위해서 △정부조직법 △은행법 △금융위 설치법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조직개편안을 상정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법을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으로, 조직개편에 부정적 의견을 내 온 만큼 충돌이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