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 안 팔려요’…하림, ‘더미식’ 공장서 ‘초저가’ 상품 생산 확대

시간 입력 2025-08-20 07:00:00 시간 수정 2025-08-19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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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원 들인 ‘첨단 설비 공장’서 4봉 2900원 초저가 PB 생산
출시 5년 ‘더미식’ 누적 적자 4124억…OEM 확대해 가동률 메워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과 같은 공장에서 제조되는 이마트 PB 제품. <사진=김연지 기자>

하림이 ‘더미식’ 제조 공장에서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수년간 제품 공장과 설비 증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더미식 제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OEM(주문자상표생산)과 가성비 제품으로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최근 이마트가 선보인 초저가 PB ‘오케이프라이스(5K PRICE)’의 ‘맛있는 라면’과 ‘백미밥’ 제품 생산을 맡았다. 두 제품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키친 함열 2·3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 해당 공장은 ‘더미식 장인라면’과 ‘더미식 즉석밥’을 생산해온 곳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가격 차이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개당 약 2200원에 판매되지만, 이번에 하림이 맡은 맛있는 라면은 4개입 한 봉지가 2900원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공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초저가’ 제품이 동시에 생산되는 셈이다.

하림은 2020년 더미식을 론칭하며 고급화를 내세운 가정간편식(HMR)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익산 공장단지 조성과 설비 증설에 올해까지 약 6000억원을 투입하면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의 ‘메가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 안착은 더뎠고, 하림산업은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총 4124억원의 영업손실을 쌓아왔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 제고를 위해 OEM과 초저가 제품 생산을 병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오케이프라이스는 전 품목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책정한 초저가 브랜드로, 더미식이 지향했던 고급화 노선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에도 세븐일레븐 PB ‘매콤 뽀요면’을 생산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가성비 라면 ‘맛나면’을 유통 채널에 조용히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수익 구조 개선이 어려웠던 만큼,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수주·생산해 공장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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