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초대형IB’ 5개사, 실적은 희비 엇갈려…삼성·하나증권은 후퇴

시간 입력 2025-08-11 17:40:00 시간 수정 2025-08-11 1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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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증시랠리에 위탁매매가 실적견인…신한투자증권은 IB로 실적 상승
삼성증권, 롯데글로벌로지스·DN솔루션즈 IPO 잇단 연기에 실적 타격
일부 발행어음 신청 증권사 심사 중단 요청에 긴장감 돌아…이달 말께 중단여부 결정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 대형 증권사(삼성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4개사의 상반기 잠정 실적이 공개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 한해, 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발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어, 자금조달 창구가 확대된다. 현재 발행어음 조달액은 기업금융에 50% 이상, 부동산에 30% 이하로 운용하도록 규정되고 있다.

이 중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은 상반기 실적이 감소세를 보였으며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엇갈린 실적이 당국 심사에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생겼다.

◆키움‧신한투자증권, 상반기 순익 전년 대비 각각 14.4%‧25% ↑

11일 각 금융사 공시에 따르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 증권사 중 현재까지 상반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4개사 가운데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총 54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2분기 증시 ‘랠리’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2분기 키움증권의 주식수수료 수익만 1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주식 약정 증가와 해외주식 수수료율 정상화가 수익 개선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지속적으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금융(IB) 부문도 약진을 거듭했다. 구조화금융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실적이 성장하며 2분기 수수료수익만 783억원, 전년 동기 대비 38.1% 늘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25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IB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는 올 상반기 1093억원의 IB 수수료수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 IPO ‘빅딜’ 잇따른 연기로 실적 감소…하나증권도 ↓

반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은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4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사 중 유일한 초대형IB인 삼성증권은, 그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하다 올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 판결로 발행어음 인가에 도전했다.

삼성증권 측은 “올 상반기 전반적인 영업활동은 양호했으나 당사가 주관한 일부 대형 기업공개(IPO)딜들의 일정이 연기된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는 모두 대어급 종목으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으나 나란히 상장을 미뤘다.

하나증권도 올 상반기 1086억원의 순이익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금리 연초 효과에 따른 트레이딩 부문 수익 둔화와 해외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손실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발행어음 심사의 경우 수익성 외 다양한 요소가 기준에 포함되는 만큼 당장의 수익 고저가 심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하위규정 개정안 입법예고’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기준으로 과거 2개 사업연도 연속 자기자본 요건을 비롯해 △사업계획 △사회적 신용 요건 등을 신설했다. 사회적 신용이란 제재 이력을 의미한다.

심사 대상 증권사들 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금융위 안건심사소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이 일부 증권사에 대해 심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아직 심사 중단 여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나, 만약 중단이 결정되면 최소 6개월 이상 인가가 늦어지게 된다. 내년부터는 종투사 규제가 한층 강화될 예정인 만큼, 인가가 해를 넘기는 것은 증권사의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상황이다. 중단 여부는 이달 말경 결정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인가 신청서를 낸 증권사들이 저마다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안이 있어 누구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1300억원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태로 임직원 2명이 지난달 1심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키움증권 역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만 두 차례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과 5월 각각 주식 초과지급, 미국주식 주문 체결 지연 등의 사건이 있었다. 하나증권은 지난 2월 채권형 랩어카운트‧신탁 돌려막기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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