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가 판도라 상자?…당국, 5개 증권사 중 일부 발행어음 심사중단

시간 입력 2025-07-23 18:03:17 시간 수정 2025-07-23 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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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위 안건소위에서 일부 증권사에 심사중단 요청
이달 하순 중단 여부 결정…중단돼도 재개 가능성 열려 있어
신한투자 1300억대 손실 수사·키움 ‘집사게이트’ 등 아킬레스건

최근 삼성‧메리츠‧키움‧신한‧하나증권 5개사가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 신청을 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일부 증권사에 대해 일시적으로 심사 중단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도 변경을 앞두고 연내 인가가 목표인 증권사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전산사고 등의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열린 금융위원회 안건심사소위원회에서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 증권사 중 일부 증권사에 대해 심사 중단을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심사 중단 요청 여부를 밝히기 어렵지만) 이번 위원회 회의 중 일부 위원이 심사중단 의견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가 중단될 경우 일반적으로 6개월 간격으로 재심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 한해 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발행할 수 있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어, 자금조달 창구가 확대된다. 현재 발행어음 조달액은 기업금융에 50% 이상, 부동산에 30% 이하로 운용하도록 규정되고 있다.

물론 아직 심사 결과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심사중단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다음 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안건소위는 내달 28일 열린다.

만약 심사가 중단되더라도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융투자사의 인가 심사 과정에서 형사소송이나 금융위,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등에도 심사가 중단되는데, 이런 경우 심사재개 여부가 6개월마다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발행어음 제도가 내년 개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연내 인가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제도 개편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국내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등의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종투사 규제는 내년부터 적용 예정인 만큼,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연내 인가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편에 따라 심사가 더욱 깐깐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심사중단 요청이 들어온 증권사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들이 대부분 금융사고나 불완전판매 등의 이력을 갖고 있고, 일부는 조사가 현재진행중인 만큼 추후에도 중단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에 인가를 신청한 5개사 중 삼성증권은 이미 지난 2017년 초대형IB로 선정됐지만, 다른 초대형IB와 달리 발행어음 사업 인가는 받지 못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해서다. 이 때문에 ‘반쪽짜리’ 초대형IB라는 오명을 써야 했던 삼성증권은 최근 이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타 증권사들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1300억원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태로 임직원 2명이 지난달 1심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들 신한투자증권 직원 2명은 선물 매수 거래 과정에서 1289억원의 손실을 보자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1300억원의 이익이 나는 스왑거래를 한 것처럼 전산 시스템에 허위 등록을 했다.

키움증권 역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폭락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으나, 키움증권 지분의 약 40.8%를 보유하고 있는 다우기술 지분을 23.0% 보유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은 올해만 두 차례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과 5월 각각 주식 초과지급, 미국주식 주문 체결 지연 등의 사건이 있었다. 하나증권은 지난 2월 채권형 랩어카운트‧신탁 돌려막기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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