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5개월만에 3위 탈환…한투운용 “부족한 국내 라인업 영향”
한투운용, ETF 5종 총보수 인하…과도한 수수료 경쟁 우려

올해 초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운용자산 규모(AUM) 기준 점유율 3위 자리에 올랐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5개월 만에 다시 자리를 내어줬다. 이에 수수료 경쟁을 자제해 왔던 한투운용도 결국 보수 인하를 결정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러한 보수 인하 경쟁이 결국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KB운용의 AUM은 17조2853억원으로 지난달(16조3448억원)보다 5.75% 증가했다. 점유율은 7.85%로 0.08%포인트 상승하며 올해 2월에 한투운용에게 뺏겼던 3위 재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투운용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1월 5.11%의 점유율 기록했던 한투운용은 8월이 되자 점유율 7%대를 돌파하며 KB운용의 자리를 넘봤다. 반면 KB운용은 지난해 7월 브랜드 명을 ‘KBSTAR’에서 ‘RISE’로 변경한 후 AUM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월 한투운용은 AUM 14조8739억원, 점유율 7.96%를 기록하며 KB운용을 제치고 3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점유율이 8.14%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듯이 보였다.
올해 2분기엔 한투운용도 꾸준히 AUM이 증가했으나 KB운용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실제로 KB운용의 AUM 증가율은 △4월 6.02% △5월 4.5% △6월 4.22%였으며, 한투운용은 △4월 2.1% △5월 4.69% △6월 1.18%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KB운용과 한투운용의 점유율은 각각 7.85%, 7.65%로 집계되며 0.2% 차이로 KB운용이 3위 자리를 차지했다.
KB운용 관계자는 “자사는 브랜드 변경 후 해외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고자 노력해왔다”며 “바젤3 도입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단기 특수은행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 니즈도 적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UM 순위 하락에 대해 한투운용 관계자는 “자사의 상품 라인업은 국내 주식보다는 미국 빅테크 위주로 치중되어 있는 측면이 있다”며 “최근에 상대적으로 국내 주식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에 타사와 점유율로 나눴을 때는 라인업의 부족한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5개월 만에 3위 자리를 뺏긴 한투운용은 지난 17일부터 ETF의 총보수를 하향 조정했다. 보수를 인하한 상품은 △ACE KRX금현물 ETF △ACE 미국S&P500 ETF △ACE 미국나스닥100 ETF △ACE200 ETF △ACE 200TR ETF로 총 5종이다.
특히 ACE KRX금현물 ETF의 경우 0.5%였던 총보수를 0.19%까지 인하했는데, 이는 지난달 24일 신규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ETF를 인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상품은 같은 KRX 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0.15%의 낮은 수준의 총보수가 큰 장점으로 꼽힌다. 낮은 보수를 등에 업은 미래에셋운용의 금현물 ETF 상품은 지난 17일 AUM 845억원으로 6월 말(483억원)보다 74.87%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자본시장 컨퍼런스’에서 “ETF 시장에서 운용사 간 보수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낮은 보수가 시장의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관적으로 자산운용사 간의 수수료 경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던 한투운용은 더딘 점유율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수수료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만해도 키움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미래자산운용,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많은 자산 운용사들이 총보수를 인하했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대형사 간 외형 확대를 위한 보수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기본 업무인 펀드가격(NAV) 오류도 반복돼 투자자 신뢰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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