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철강…공장 문 닫고 연구개발비까지 줄였다

시간 입력 2025-06-13 17:45:00 시간 수정 2025-06-13 17: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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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올해 1분기 R&D 비용 873억원…전년比 58.9% ‘뚝’  
현대제철도 지난해 1분기 889억원→올해 1분기 516억원으로 급감  
中 저가 공세‧수요 부진‧美 관세 겹치자 R&D 투자액도 축소한 듯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을 일제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 미국의 관세 조치 등 삼중고가 겹친 만큼 수익성을 위해 미래 먹거리 비용까지 축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합산 R&D 비용은 총 1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3016억원)와 비교해 53.9%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분기 철강 부문 R&D 비용으로 2127억원을 사용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절반 넘게 줄어든 873억원 투자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지난해 1분기 2.16%에서 올해 1분기 0.93%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제철의 1분기 R&D 투자액은 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889억원) 대비 41.9% 줄어든 것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1.5%에서 0.9%로 떨어졌다.

양사의 R&D 투자액이 급감한 이유는 현재 철강업계가 직면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철강사들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각 사별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감산과 사업부 매각 등에 나서며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사진제공=현대제철>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내 1제강공장을, 11월에는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 가동을 시작해 45년간 총 2800만톤의 제품을 생산해왔던 곳이다. 포스코는 중국과의 합작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PZSS) 제철소 매각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를 대주·KC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중기 판매량은 2021년 대비 약 65%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중기사업부 외에 단조 자회사인 현대IFC 매각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경북 포항 2공장의 생산도 중단했다. 지난해 말 작년 말 휴업 지침을 내렸다가 노동조합 반발로 철회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지난 4월에는 인천공장 철근 설비 가동을 한 달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철근공장 전체 생산라인을 멈춰 세운 것은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다른 철강사들도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압연공장 및 제강공장 생산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4일까지 멈춘다.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자 철근 수급 안정화를 위해 인천 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천공장은 동국제강의 연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국내 최대인 연간 220만톤의 철근 생산이 가능하고, 전기로 2기와 압연라인 2기를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생산 중단으로 약 20만톤의 공급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제26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트럼프 2기 시대로 심화한 불확실성 확대와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 과잉,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철강업계는 오늘의 생존과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화에 직면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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