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개인·법인고객에 판매된 CP·ABCP 등 수천억대 달해
변제권 순위 2순위 이후로 밀려…개인투자자 손실 예상
‘티메프’보다는 현금흐름 창출 용이해 극단적 피해 가능성 낮을수도
홈플러스 측 “4.7조 소유부동산과 현금창출력 고려시 곧 개선될 것”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개인투자자 피해도 우려된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법인과 개인 고객들에게 수십 억대의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변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CP는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이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다. 이를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함으로써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다.
◆ 1880억 규모 CP 증권사 통해 개인투자자에 판매…메리츠 1.2조는 1순위 변제 건
6일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시작하기 불과 몇 주 전인 지난달 21일에만 수십억대의 CP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CP와 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총 188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 CP 주관사로는 신영증권(780억원 발행), BNK증권(210억원), 한양증권(170억원)등이 있다. 신영증권 측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카드매입 대금 등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ABCP) 등은 최대 3500억원까지 추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고려 시 해당 CP는 대규모 기관보다는 리테일 투자자들이 대부분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홈플러스 CP에 투자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변제권 순위는 △담보채권자(1순위) △무담보채권자(2순위) △SPC(특수목적회사)‧RCPS(상환전환우선주) 투자자(3순위) △SPC 출자자(4순위)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담보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투자액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샀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의 경우 1순위 담보채권자로 변제권 순위가 높으며, 홈플러스의 부동산이 담보로 잡혀 있어 자금을 회수받을 가능성이 타 채권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메리츠금융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부동산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담보채권 1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탁사의 담보 가치가 약 5조원으로 평가받는 만큼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평사 “홈플러스, 채무불이행 상태”…시장 전체 미칠 영향은 제한적
문제는 2순위 무담보채권자와 3순위인 국민연금 등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0.7배 수준으로 이자 지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담보채권자를 제외하면 투자자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영업 관련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이나, CP 및 단기사채를 포함한 금융채무는 추후 확정될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재조정 및 상환유예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도 “홈플러스가 정상적 영업 지속 가능성을 밝혔지만 금융채무의 적기상환 훼손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수준의 타격으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개 거래 중심이기에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려운 티메프에 비해 직매입 중심인 홈플러스는 보유 재고를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티메프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 역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에 관해서는 금융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유통업 특성상 다양한 부동산 자산들이 있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대규모 손실을 예상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체 280조에 달하는 CP‧전단채 발행 잔액 중 홈플러스 비중은 0.069%에 불과하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없고, 단기자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며 “기업간 양극화 심화가 예상되나 시장금리 하락 기대감 우위 속에서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기업 중심의 신용 스프레드 축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공시된 신용평가 결과 신용등급이 A3-로 한 단계 하락해 CP 발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단기자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휴일이 끝나는 4일 바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홈플러스가 발행한 CP와 전단채는 물론 홈플러스의 신용카드매입채무를 기초자산으로 증권사들이 발행한 ABCP 모두 회생 절차에 따라 승인되는 회생계획에 의해 변제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력과 소유부동산(감정가액 4조7000억원)을 고려할 때 현금수지는 곧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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