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매출 감소에 비급여 의약품 생산 늘려
고가 비급여 약품 증가로 소비자 부담 확대
신약 개발 저해…“종합 사후 관리 제도 필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 8간담회의실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제공=김지원>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기업의 매출 감소를 일으키고 비급여 전문의약품 생산 비중 증가를 자극시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약가 인하가 신약 연구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산업 성장이 둔화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윤정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 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약가 인하 정책은 기업의 매출 성장을 둔화하고 비급여 전문의약품 생산 비중을 높인다”며 “비급여 의약품 생산 비중이 증가하면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96개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12년에 추진된 약가 인하는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26.0~51.2%까지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해 매출이 줄자 기업들은 비급여 전문의약품 비중이 늘렸다. 고가인 비급여 전문의약품 비중을 늘려 이윤 감소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최 교수는 “생산자가 비급여 전문의약품 비중 10%p를 늘렸을 때 생산자의 이윤은 약 12.0% 감소한다”며 “이는 비급여 의약품 비중을 늘리지 않았을 때(13.5%)와 비교했을 때 약 1.5%p 이윤 감소를 방어한 것이다”고 말했다.
비급여 의약품 생산 증가는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최 교수는 “기업이 비급여 의약품 비중을 10%p 올렸을 때 소비자의 부담률은 약 13.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약가 인하가 좋은 정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정책이 너무 과하면 기업의 기대 이익을 현저히 낮출 수밖에 없다”며 “약가 조절도 필요하지만 기업이 신약 개발에 투자하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정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사진제공=김지원>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가 신약 개발을 저해하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약가 사후 관리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금까지의 약제비 정책이 개별 약제·단위 약가·직접적 인하 위주였다면 이제는 목표 수립·종합 관리·환급제 적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유럽 연구 사례에서 1986~2004년 EU(유럽연합)의 가격 통제 정책으로 소비자 가격은 낮아졌으나 46개의 신약 개발이 중단되고 1680개의 R&D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승래 교수는 “한국의 신약개발 역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약가 정책이 신약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경우 산업 성장이 둔화할 리스크가 있다”며 “제약 시장의 변화가 결국은 약가 제도와 상호 작용을 하게 되며, R&D(연구·개발) 방향성과도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교수는 “합리적 약가 사후관리 제도를 위해서는 적용 대상, 원리, 주기 방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약가 사후관리 제도의 수용성 제고, 약품비 지출 효율화를 위해서는 환급제도를 활용한 종합적 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의 참석한 패널들도 앞서 최윤정 교수와 유승래 교수의 발표에 동의하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수석전문위원은 “제약산업 발전 육성과 보험 재정 안정화 상반된 가치 속에서 제도가 혼재됐다”며 “좀 더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정리가 필요하며 제도가 원래 추진하려고 하는 목적에 명확하게 부합하는 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실장은 “제약업계에서는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 입장에서도 필요한 것”이라며 “매출 감소로 인한 의약품 생산 중단으로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자 정부도 고민이 많다. 정부입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한국 기업의 강점인 제네릭과 개량신약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고 이를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연홍 회장은 이를 위해서 “혁신신약 창출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와 건강보험 재정 관리라는 자칫 상반될 수 있는 두 가지 목표가 균형을 취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 잘 조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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