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약품그룹, 4인연합 이사회 장악…형제측 이사 3명 사임

시간 입력 2025-02-12 17:55:00 시간 수정 2025-02-12 1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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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측 인사 3명 사임…4인연합 우세 구도
내달 정기주총서 임기만료·신규이사 선임 논의
4인연합, 한미사이언스 주총서 7명 확보 가능

한미약품 본사. <사진제공=한미약품>

지난 11일 형제 측의 이사 3명이 줄줄이 사임하며 4인연합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이사회를 장악했다. 이에 따라 내달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4인연합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남병호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의 사임으로 한미약품의 등기이사 수는 10명에서 9명으로 감소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도 사봉관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같은 날 자진 사임했다. 공시 대상이 아닌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도 최근 사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의 등기이사 수는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모두 형제 측 우호 인사로 분류된다. 사봉관 이사와 권규찬 이사는 장차남인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주주제안으로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남병호 이사는 형제가 지주사 이사회를 장악한 직후인 지난해 6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번 이사 사임으로 4인연합은 한미사이언스과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게 됐다. 4인연합은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를 총칭한 것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기존 5대 5로 동률이었지만 2명의 이사 사임으로 5대 3 구도가 됐다. 4인연합 측 우호 인사로는 송영숙 회장과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가 있으며 형제 측에는 현재 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대표,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가 남아있다.

한미약품의 이사회는 7대 3에서 7대 2 구도로 재편됐다. 4인연합 측은 박재현·박명희 사내이사, 김태윤·황선혜·윤도흠·윤영각 사외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뤄졌으며 형제 측은 임종윤·임종훈 형제만 남았다.

이사 3명의 공백은 내달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3월 중으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기만료되는 이사들의 재선임 여부와 신규 이사 선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4인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과반수(54.41%)를 넘었다. 이는 지난 12월 말 임종윤 이사가 보유 지분 5%를 4인연합에게 매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로써 4인연합은 이사 선임 등 보통결의 사항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보통결의 사항은 출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요한다.

만약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날 4인연합이 이사들의 빈자리를 우호인사로 모두 채운다면 4인연합 측은 7명의 이사를 확보할 수 있다. 사임한 사봉관 이사와 권규찬 이사 외에 신유철, 곽태선, 김용덕 사외이사의 임기가 이 날 만료된다.

한미약품 지분율은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한 4인연합 측의 의견이 다수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은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이사회 결정을 기반으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황선혜 사외이사와 사임한 남병호 사외이사를 포함해 2명의 공백이 생긴다. 이 빈자리가 4인연합 측 인사로 채워지면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는 8대 2가 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이사 사임은)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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