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주관사 책임론에…고려아연 사태, 증권사 사법리스크로 번지나

시간 입력 2025-01-13 07:00:00 시간 수정 2025-01-10 17: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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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려아연 유상증자 직전 미래에셋증권이 실사 나서…공시 안 돼”
미래에셋 등 현장검사…주관사 책임강화 기조 속 처벌 강화 가능성도

금융당국이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의 과정에서 증권사의 주관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려아연 사태 등의 여파가 증권가에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주들 몰래 유상증자를 진행한 불공정 거래 혐의를 포착,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10월 23일 주당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한 뒤, 같은 달 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자사주 매입에 쓰인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금감원 조사 결과 고려아연은 같은 달 14일에서 29일까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점을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보고,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사건을 이첩한 것이다.

유상증자 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사인 KB증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0월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대해 현장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 중 고려아연 경영진이 미리 유증을 계획하고 있었는지를 두 증권사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주관사의 책임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사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증권사가 IPO 주관업무 등 수행과정에서 고객과의 정보비대칭을 악용해 증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사실 부실기재, 상장직후 대랑매도 등의 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내부통제 역량을 제고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IPO 상장 예비심사 기업이던 이노그리드의 코스닥 상장이 취소되면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부실 실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지난 2023년 기술특례 상장한 파두가 상장 직후 실적이 곤두박질침에 따라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이 주관사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리스크가 적지 않은 주관 업무지만, 그만큼 증권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분야기도 하다.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 사태에서도 증권사들이 가장 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챙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할 정도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초대형IB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KB‧삼성‧NH투자증권)의 인수및주선수수료수익은 총 2774억원에 달한다.

물론 증권가에서는 주관사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 만큼, 주관사의 권한 확대 없이 책임만을 강화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발도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려아연과 관련된 이슈는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따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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