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개사 지정 후 8년간 공석…하나증권만 지난해 인가 신청, 한 발 앞서
종투사 제도개편에 심사 늦어질수도…메리츠증권 “제도개선 맞춰 계획수립”
‘절치부심’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 악재 딛고 내년 ‘재도전’ 가능성 높아

6번째 초대형IB가 만 7년간 공석으로 남겨진 가운데 올해도 신규 지정이 미뤄지며 해를 넘기게 됐다. 현재까지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IB 인가 도전의 뜻을 밝힌 가운데, 내년 중 이 새로운 초대형IB가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초대형IB로 활동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5개사다. 이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사만이 초대형IB의 핵심 업무라고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해 인가받을 수 있다. 초대형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배 규모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이를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으며 발행어음 인가를 별도로 획득할 경우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발행어음 판매도 가능하다. 특히 금리가 오르고 증시자금이 이탈할 때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좋은 먹거리가 된다.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한 증권사 중 초대형IB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해 초부터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하기 위한 내부적 준비 작업에 착수했으나, 각각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한 수익성 후퇴와 대내외적 이슈가 발발하며 ‘일시 정지’된 상황이다.
결국 올해 말이 되도록 새로운 초대형IB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내년으로 또 미뤄지게 되면서, 이들 증권사들의 준비 기간은 일 년 더 늘어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6번째 초대형IB로 가장 유력한 증권사로 하나증권을 꼽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PF발 리스크 확산과 이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성이 약화됨에 따라 수익성 제고가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채권형 랩어카운트 및 특전금전신탁 불법거래 혐의로 징계를 받은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충당금 리스크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수익성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현 강성묵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면 초대형IB 준비 작업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초대형IB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메리츠증권은 올해 경영진 교체 이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3일 진행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초대형IB에 대해 언급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조달 창구의 다변화 효과를 고려해 초대형IB 지정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대형 사고로 인해 심사 과정에서 발목을 잡힐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고 초대형IB 도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잇따라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사태,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으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일을 겪으며 현재는 초대형IB 도전보다 내부 쇄신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자기자본이 5조원대에 달해 물리적 요건은 일찍이 갖췄으나,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중 1300억원대의 선물매매 손실을 내면서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신사업 인가 도전도 보류됐다.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등 제도 변화가 예고된 점도 복병으로 꼽힌다. 새로 부임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행 종투사 제도에 대해 “부동산에 치우친 부분을 줄이고 기업금융, 특히 모험자본 쪽에서 역할을 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감독 규정이나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제도 개편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기존 초대형IB 심사 기간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심사기준이 변경될 경우 신규 진입하는 증권사들은 이를 적용하기 위한 추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도 이를 의식해 “종투사 제도 개선이 예고돼 있는 만큼 당사도 변동되는 제도에 맞춰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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