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시장 내 바나듐 이온배터리 생태계 선도
내년 MWh급 양산체제 구축·공급물량 확대
차세대 VIB 개발·공급망 다변화 등 적극 추진
“바나듐 이온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없는 만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절대적인 화재 안전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리튬계열 배터리가 모바일용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300조원 규모의 ESS 시장 내 바나듐 이온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바나듐 이온배터리와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단연 관심을 받은 것은 작동 중인 바나듐 이온배터리 셀을 관통하는 시연이다. 동일한 조건에서 리튬 이온배터리를 드릴로 관통할 경우, 다량의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심각할 경우는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직접 시연한 바나듐 이온배터리는 구멍이 몇 개가 뚫려도 발화, 폭발은 물론 연기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동영 스탠다드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가운데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1시간에 3번 이상 충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바나듐 이온배터리가 유일하다”면서 “국내외에서 바나듐 이온배터리에 대한 연구를 막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스탠다드에너지는 핵심 특허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바나듐 이온배터리는 바나듐을 핵심 원료로 하는 이차전지로 수계 전해액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 원료인 바나듐은 에너지 저장에 특화돼 있는 원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열폭주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불리는 기존 전해액과 달리 수계 전해액은 발화를 확대 시키지 않는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안전성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유한 바나듐 이온배터리로 ESS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시장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가 안전성 등을 문제로 투입되지 못했던 곳으로 인구밀집 지역, IT 인프라, 도시전철의 회생제동 등이 있다. 김 대표는 “바나듐 이온배터리가 기존 리튬 이온배터리 시장을 모두 대체 하기 보다 함께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바나듐 이온배터리는 리튬계열 배터리가 한계를 보이는 안전성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는 만큼, ESS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고객사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진행중으로, 내년 중으로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5년 1분기 중으로 메가와트아워(MWh)급 양산시설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중이다.
스탠다드에너지의 양산시설인 ‘V-라인’은 연산 5.6MWh 규모로 운영 중이다. 이번 증설이 추진되면 생산능력이 약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김기현 사업본부장은 “고객사들이 문의하는 물량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해 MWh 규모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게 됐다”며 “내년 중반 이후 확대된 양산시설에 맞춰 고객사 공급량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차세대 VIB 개발과 안정적인 원료확보 등을 동시에 추진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오는 2026년 차세대 VIB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을 지속하면서 원가 경쟁력 강화,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구조 개발 등을 진행한다.
또한 핵심 원료인 바나듐을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다각화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바나듐 매장량은 중국이 950만톤으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호주(740만톤), 러시아(500만톤) 등도 잠재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중국 의존도를 점차 낮추기 위헤 호주와 같이 채굴을 추진하는 국가로 대체해 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경기도에서 채굴한 바나듐을 샘플로 사용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바나듐의 광석 매장량은 풍부하다”며 “경제성 있는 채굴이 이뤄진다면 중국 바나듐 의존도를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에 실증 단계를 추진한다. 실증작업은 스탠다드에너지가 산업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인구밀집지역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하이마트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일본 사업은 바나듐 이온배터리를 ESS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며 “설치 위치, 용량 등의 구체적인 협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만큼 내년 상반기 일본에 바나듐이온배터리가 운영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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