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지원금 30만원까지 늘렸건만…번호이동 건수는 ‘기대이하’

시간 입력 2024-03-28 07:00:00 시간 수정 2024-03-27 16: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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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번호이동 건수 1.6만건…지원금 없던 14일보다 적어
고가 요금제 유지·낮은 최신 모델 지원금 등 영향

<출처=연합뉴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번호이동 지원금(전환지원금)을 최대 30만원대까지 상향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갤럭시 S24나 아이폰15 등 신형 모델 지원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고가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최대 13만원이던 전환지원금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통 3사 CEO 간담회 다음날인 23일부터 최대 33만원으로 상향했다. 지원 대상 단말기도 SKT는 총 16종, KT는 15종, LG유플러스는 11종으로 늘렸다.

그러나 전환지원금이 상향된 지난 23일 알뜰폰(MVNO)을 포함한 총 번호이동 건수는 약 1만6000건을 기록했다. 전환지원금 정책 시행일인 14일(약 1만9000건)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시행일 당일에는 이통사들의 준비 미흡 등으로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실제 지원금이 지급되지 시작한 16일(약 1만6000건)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알뜰폰 번호이동을 제외해도 전환지원금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이통 3사 간의 번호이동 건수는 23일 1만여 건, 24일과 25일에는 1만1000여 건을 기록하며 16일(약 9000건)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처=연합뉴스>

전환지원금이 약 3배나 확대됐는 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은 월 10만원 상당의 고가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는 약정조건이 꼽힌다. 통신사별로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월 10만원 수준의 고가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고, 여기에 6개월 동안 해당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는 등 조건이 더해진다. 예를 들어, SKT에서 최대 지원금 32만원을 받으려면 월 12만5000원짜리 ‘5GX 플래티넘 요금제’를 6개월간 사용해야 한다.

‘갤럭시 S24 시리즈’나 ‘아이폰 15’ 등 최신 단말 모델의 경우, 지원금이 없거나 낮다는 점도 번호이동이 부진한 요인으로 꼽힌다. 월 10만원 수준의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SKT는 두 기종에 대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다른 통신사들도 8~9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갤럭시 S24 시리즈의 경우, 앞서 공시지원금을 상향한 바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최대 공시지원금은 지난달 6일 SKT 48만9000원, KT 48만원, LG유플러스 50만원에서 전환지원금 지급 즈음인 지난 15일 SKT·KT 60만원, LG유플러스 50만원 등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 전환지원금을 받기 위해 월 1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가 많은 최신 모델에 대한 지원금이 낮은 것도 번호이동이 저조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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